[우크라 침공] 러, 우크라 체제전복→중립화로 방향 트나
입력
수정
BBC "러시아의 전쟁 목표 바뀌고 있다" 분석
돈바스·크림반도 영토 분쟁 해결이 가장 큰 난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전쟁을 통해 얻으려 한 것이 바뀌고 있다고 영국 BBC 방송이 1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처음엔 우크라이나의 친서방 정권을 무너트리고 벨라루스와 같은 친러시아 '괴뢰 정권'을 세우려 했지만 점점 중립국화를 받아들이는 쪽으로 물러섰다는 것이다.
우크라이나를 만만하게 봤지만 의외로 전쟁에서 고전하게 되고 예상치 못한 수준의 강력한 제재 폭탄을 맞게 되자 호기롭던 푸틴 대통령도 어느새 기가 꺾였다는 분석도 나오는 상황이다.
푸틴 대통령은 전쟁 직전만 하더라도 러시아 민족의 역사까지 읊어가는 장광설을 통해 '우크라이나라는 국가 자체가 없었다'며 현 우크라이나 정권의 자체를 부인하는 주장을 펼쳤다. 하지만 현재로선 러시아가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대통령을 축출하고 꼭두각시 정권을 세우겠다는 당초 목표를 달성하지 못할 것이라는 사실을 깨달았다고 BBC는 전했다. 러시아군은 개전 3주가 지난 현재 예상보다 강한 우크라이나의 저항에 막혀 주요 전선에서 교착상태라는 게 대체적인 평가다.
러시아는 서방이 직접 군사 개입을 하지 못할 것으로 예상했고 또한 이는 적중했지만 전례 없는 강력한 제재는 러시아 경제를 즉각 수렁에 빠트리고 있다. 친미 진영의 '연합 제재'에 자신을 보이던 푸틴 대통령도 16일 "새로운 현실에 직면해 우리 경제는 폭넓은 구조 변화가 있어야 하고 이를 숨기지 않으려 한다"라며 "물가와 실업률이 일시 상승할 것"이라고 자인했다.
그러면서 경제 제재로 생계가 어려워진 국민에게 보조금, 연금, 최저임금을 인상하고 공무원의 봉급도 올리겠다고 약속했다.
BBC는 상황이 어렵게 흘러가자 최근 러시아가 협상장에서 우크라이나에 오스트리아나 스웨덴과 같은 형식의 중립국화, 비무장화를 요구하기 시작했다고 해석했다. 오스트리아와 스웨덴 둘 다 유럽연합(EU) 회원국이다.
오스트리아는 중립국이지만 스웨덴은 아니다.
스웨덴은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훈련에도 참여한다.
카네기 모스크바센터의 타티아나 스타노바야 연구원은 "푸틴은 자신의 요구사항을 줄여야 한다는 사실을 인정해야 할 것 같다"라고 말했다.
협상과 관련해 푸틴 대통령은 16일 "우리는 러시아에 원칙적인 문제인 우크라이나의 중립국 지위와 탈군사화, 탈나치화(친서방 정권교체) 문제에 대해 협상 과정에서 논의할 준비가 돼 있다"라고 말했다. 우크라이나와 러시아는 모두 전쟁을 끝내기 위한 평화 협상에 진전이 있었다고 얘기하고 있다.
하지만 크림반도와 돈바스 지역에 대한 문제는 가장 큰 난관이다.
전쟁 초기 러시아는 크림반도를 러시아 영토로 인정하고 루한스크, 도네츠크의 독립을 인정하라고 요구했다.
우크라이나는 이에 대해 영토는 양보할 수 없다고 맞서 왔다.
BBC는 "이들 영토 문제는 해결되기 어려운 내용이기는 하지만, 양측이 이 문제는 추후 계속 논의하는 것으로 미룰 수도 있다"라며 "그럴 경우 영토 문제는 협상을 깰 만큼의 문제는 아닐 수 있다"고 진단했다.
우크라이나가 원하는 것은 명확하다.
러시아군의 즉각적인 철수와 안보 보장이다.
안보 보장이란 우크라이나가 공격받았을 때 서방 강대국과 터키와 같은 중립적 성격의 주변국이 함께 개입해 보호해주는 법적 보장이다.
우크라이나도 당초의 목표 가운데 사실상 접은 것이 있다.
바로 나토 가입이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이젠 공개적으로 나토 가입에 대한 기대를 접었다고 말하고 있다.
하지만 푸틴 대통령은 우크라이나와는 협상하려 하지만 나토에 대해선 오히려 근본적 적개심을 키우고 있다고 BBC는 짚었다.
그에게 서방은 러시아 사회를 분열시키고 궁극적으로는 파괴하려는 존재라는 것이다.
푸틴 대통령은 우크라이나 침공 전 서방에 나토의 동진을 멈추고 1997년 이전 체계로 돌릴 것을 요구했다.
이는 동유럽과 발트 3국은 물론 중부 유럽까지 나토군의 철수를 뜻한다.
푸틴은 1990년 독일 통일 때 나토가 동진하지 않겠다고 한 약속을 어겼다고 주장한다.
하지만 이에 대해 BBC는 그 약속은 옛 동독 지역에 대한 내용이었을 뿐이고 당시 서방에게 그 말을 들은 미하일 고르바초프 전 서기장도 훗날 "당시 나토 확장 문제는 논의되지 않았다"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그러나 서방과 러시아의 골이 깊어지면서 신냉전의 서막은 이미 올랐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푸틴을 전범으로 칭한 데 이어 이젠 살인 독재자, 폭력배라고까지 비난하고 있다. 스타노바야 연구원은 "우리는 이제 전보다 더욱 군사화되고 적대적인 정권(러시아)의 최후통첩에 대비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
돈바스·크림반도 영토 분쟁 해결이 가장 큰 난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전쟁을 통해 얻으려 한 것이 바뀌고 있다고 영국 BBC 방송이 1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처음엔 우크라이나의 친서방 정권을 무너트리고 벨라루스와 같은 친러시아 '괴뢰 정권'을 세우려 했지만 점점 중립국화를 받아들이는 쪽으로 물러섰다는 것이다.
우크라이나를 만만하게 봤지만 의외로 전쟁에서 고전하게 되고 예상치 못한 수준의 강력한 제재 폭탄을 맞게 되자 호기롭던 푸틴 대통령도 어느새 기가 꺾였다는 분석도 나오는 상황이다.
푸틴 대통령은 전쟁 직전만 하더라도 러시아 민족의 역사까지 읊어가는 장광설을 통해 '우크라이나라는 국가 자체가 없었다'며 현 우크라이나 정권의 자체를 부인하는 주장을 펼쳤다. 하지만 현재로선 러시아가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대통령을 축출하고 꼭두각시 정권을 세우겠다는 당초 목표를 달성하지 못할 것이라는 사실을 깨달았다고 BBC는 전했다. 러시아군은 개전 3주가 지난 현재 예상보다 강한 우크라이나의 저항에 막혀 주요 전선에서 교착상태라는 게 대체적인 평가다.
러시아는 서방이 직접 군사 개입을 하지 못할 것으로 예상했고 또한 이는 적중했지만 전례 없는 강력한 제재는 러시아 경제를 즉각 수렁에 빠트리고 있다. 친미 진영의 '연합 제재'에 자신을 보이던 푸틴 대통령도 16일 "새로운 현실에 직면해 우리 경제는 폭넓은 구조 변화가 있어야 하고 이를 숨기지 않으려 한다"라며 "물가와 실업률이 일시 상승할 것"이라고 자인했다.
그러면서 경제 제재로 생계가 어려워진 국민에게 보조금, 연금, 최저임금을 인상하고 공무원의 봉급도 올리겠다고 약속했다.
BBC는 상황이 어렵게 흘러가자 최근 러시아가 협상장에서 우크라이나에 오스트리아나 스웨덴과 같은 형식의 중립국화, 비무장화를 요구하기 시작했다고 해석했다. 오스트리아와 스웨덴 둘 다 유럽연합(EU) 회원국이다.
오스트리아는 중립국이지만 스웨덴은 아니다.
스웨덴은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훈련에도 참여한다.
카네기 모스크바센터의 타티아나 스타노바야 연구원은 "푸틴은 자신의 요구사항을 줄여야 한다는 사실을 인정해야 할 것 같다"라고 말했다.
협상과 관련해 푸틴 대통령은 16일 "우리는 러시아에 원칙적인 문제인 우크라이나의 중립국 지위와 탈군사화, 탈나치화(친서방 정권교체) 문제에 대해 협상 과정에서 논의할 준비가 돼 있다"라고 말했다. 우크라이나와 러시아는 모두 전쟁을 끝내기 위한 평화 협상에 진전이 있었다고 얘기하고 있다.
하지만 크림반도와 돈바스 지역에 대한 문제는 가장 큰 난관이다.
전쟁 초기 러시아는 크림반도를 러시아 영토로 인정하고 루한스크, 도네츠크의 독립을 인정하라고 요구했다.
우크라이나는 이에 대해 영토는 양보할 수 없다고 맞서 왔다.
BBC는 "이들 영토 문제는 해결되기 어려운 내용이기는 하지만, 양측이 이 문제는 추후 계속 논의하는 것으로 미룰 수도 있다"라며 "그럴 경우 영토 문제는 협상을 깰 만큼의 문제는 아닐 수 있다"고 진단했다.
우크라이나가 원하는 것은 명확하다.
러시아군의 즉각적인 철수와 안보 보장이다.
안보 보장이란 우크라이나가 공격받았을 때 서방 강대국과 터키와 같은 중립적 성격의 주변국이 함께 개입해 보호해주는 법적 보장이다.
우크라이나도 당초의 목표 가운데 사실상 접은 것이 있다.
바로 나토 가입이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이젠 공개적으로 나토 가입에 대한 기대를 접었다고 말하고 있다.
하지만 푸틴 대통령은 우크라이나와는 협상하려 하지만 나토에 대해선 오히려 근본적 적개심을 키우고 있다고 BBC는 짚었다.
그에게 서방은 러시아 사회를 분열시키고 궁극적으로는 파괴하려는 존재라는 것이다.
푸틴 대통령은 우크라이나 침공 전 서방에 나토의 동진을 멈추고 1997년 이전 체계로 돌릴 것을 요구했다.
이는 동유럽과 발트 3국은 물론 중부 유럽까지 나토군의 철수를 뜻한다.
푸틴은 1990년 독일 통일 때 나토가 동진하지 않겠다고 한 약속을 어겼다고 주장한다.
하지만 이에 대해 BBC는 그 약속은 옛 동독 지역에 대한 내용이었을 뿐이고 당시 서방에게 그 말을 들은 미하일 고르바초프 전 서기장도 훗날 "당시 나토 확장 문제는 논의되지 않았다"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그러나 서방과 러시아의 골이 깊어지면서 신냉전의 서막은 이미 올랐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푸틴을 전범으로 칭한 데 이어 이젠 살인 독재자, 폭력배라고까지 비난하고 있다. 스타노바야 연구원은 "우리는 이제 전보다 더욱 군사화되고 적대적인 정권(러시아)의 최후통첩에 대비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