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이 있는 아침] 러 침공으로 미술계에도 '불똥'…올가 로자노바 '비구상적 구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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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와 문화의 가교 한경올가 로자노바(1886~1918)는 러시아 근현대 미술사를 대표하는 여성 작가다. 모스크바 미술학교를 거쳐 1910년대 아방가르드 미술가들의 단체인 ‘청년연합’에 참여했고, 1916년 러시아 절대주의 화풍을 창시한 카지미르 말레비치의 제자가 돼 순수 추상을 탐구했다. 1916년작 ‘비구상적 구성 연작’은 점과 선, 면 등 기하학적 형태만으로 역동적 느낌을 연출한 그의 대표작이다. 지금 서울 세종문화회관에서 열리고 있는 ‘러시아 아방가르드: 혁명의 예술전’에 나와 있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인한 여파가 이 그림에까지 튀고 있다. 전시에 나온 그림 상당수를 빌려준 러시아 예카테린부르크 미술관이 최근 전시를 조기 종료하고 작품을 반환하라고 주최 측에 통보하면서다. 국제 사회의 봉쇄 조치에 대한 러시아 정부 차원의 대응으로 해석된다. 전시 주최 측은 계약서에 따라 전시를 예정대로 진행하겠다고 맞서고 있다. 전시 예술감독인 김영호 중앙대 교수는 “인류 보편적 가치인 자유와 평등, 평화를 지향하는 게 예술의 책무”라며 “전시를 결코 멈출 수 없다”고 말했다. 전시는 내달 17일까지.
성수영 기자 syo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