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종석·탁현민·고민정 한 목소리…文 "尹 국정 언급 주의" 경고

"靑 안쓸거면 우리가" 탁현민 페북 글 논란
문 대통령 "尹공약에 개별의사 표현 말라" 경고
사진=연합뉴스
전현직 청와대 참모들이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의 청와대 이전 공약에 비판적 목소리를 내자 문재인 대통령은 18일 "당선인 측의 공약이나 국정운영 방향에 대해 개별적인 의사 표현을 하지 말 것"을 주문했다.

박경미 청와대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을 통해 문 대통령의 지시를 전하면서 "윤 당선인과 이른 시일 내 격의 없이 허심탄회하게 대화하는 자리를 갖는 것이 국민에 대한 도리"라며 "무슨 조율이 꼭 필요하다고 생각하지 않으며 청와대 문은 늘 열려 있다고 말했다"고 전했다.유영민 대통령비서실장도 지난 17일 청와대 직원들에게 "당선인 측 공약이나 정책, 국정운영 방향에 대해 SNS 또는 언론에 개인적인 의견을 올리거나 언급하지 않도록 주의하지 않길 바란다"고 공지했다고 한다.

앞서 임종석 전 대통령비서실장은 "어떤 연유로 지금의 청와대를 단 하루도 이용하지 않는다는 것인지 납득이 되질 않는다"면서 "국정운영 초기에 광화문 이전을 검토했던 한 사람으로서 주제넘지만 조언을 드리자면 우선 모든 조건이 완비된 청와대에서 업무를 시작하는 것이 순리다"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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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 전 실장은 "지금의 청와대는 물리적으로 예산 낭비할 일이 없고 대통령이 여민관 집무실을 사용하고 있어서 비서실장은 30초, 안보실장을 비롯한 수석급 이상 전원이 1분 30초면 대통령 호출에 응대할 수 있는 구조다"라며 "국가 안보 시스템의 핵심인 국방부와 합동참모본부를 이전하는 데 따른 대책도 없이 밀어붙이는 것은 이해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전 청와대 대변인인 고민정 더불어민주당 의원 또한 "대통령 당선인으로서 새로운 정책과 정부 운영을 구상할 순 있지만 점령군처럼 대한민국의 시스템을 마구 짓밟지는 마라"라며 "정 하고 싶으면 일대 주민들의 동의를 구하고, 정당하게 예산을 확보하고, 이동이 필요한 부처의 의견을 청취하며 하라"라고 조언했다.

탁현민 비서관은 "일본이 창경궁을 동물원으로 만들었을 때도 신민들에게 돌려준다고 했었다"며 "여기(청와대) 안 쓸 거면 우리가 그냥 쓰면 안 되나"라고 페이스북에 적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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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은아 국민의힘 수석대변인은 이에 대해 "폐쇄적이었던 청와대를 국민께 돌려드리겠다는 당선인을 일본에, 국민을 왕정 시대의 신민으로 비유한 것은 대한민국 국민 모두에 대한 모욕이나 다름없다"고 논평을 냈다.그러자 탁 비서관은 "국민의힘 수석대변인님, 외람되지만 임기 54일 남은 청와대 의전비서관에 신경 쓰지 마시고 국민을 위해 열심히 일해주십시오. 충성"이라고 비꼬며 전현직 청와대 인사 간 신경전이 과열됐다.

탁 비서관은 문 대통령의 공개 경고 후 해당 글을 삭제했다.

이미나 한경닷컴 기자 help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