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론] 치밀한 전략 필요한 국가대개혁

한·미 동맹 강화, 노동개혁 등 중요
이념 대결·기득권 반발 '험로' 예상
신념·전문성 기반 여론 선도해 가야

오정근 자유시장연구원장·한국금융ICT융합학회장
안도와 기쁨보다 우려와 걱정이 앞서는 대선 결과다. 87년 체제 이후 대표적인 한국사회 변화는 민주노총, 전교조의 등장과 586세력의 전면 부상이다. 이들은 한국사회를 급격히 좌경화로 몰고 왔다. 김대중, 노무현 정부를 거치면서 조직화하고 성장한 좌파 세력들은 이명박 정부를 광우병 사태로 무력화시키고, 박근혜 대통령을 탄핵으로까지 몰고 갔다. 그리고 집권한 문재인 정부는 북한의 도발을 도발이라고도 못하고 중국은 큰 산이라고 하는 등 드러내 놓고 종북·친중 정책을 추진해 온 반면 9·19 군사합의로 대한민국의 군사력을 무력화하고 한·미 동맹마저 균열을 일으켜왔다.

경제는 경제학 교과서에도 없는 소득주도성장에다 반기업·친노조, 큰 정부 정책은 물론 규제 중심의 부동산정책으로 내 집 마련의 꿈을 송두리째 붕괴시켜 왔다. 막무가내 재정 살포로 국가채무는 문재인 정부 동안 400조원 넘게 늘어나 1000조원을 돌파해 후대에 엄청난 부담을 안기고 있다. 모두가 경제 논리보다는 이념 편향적 정책에 매몰돼 오다 대붕괴를 자초한 것이다. 실업자는 급증하고 민생은 참담하게 무너지고 있다. 환경 에너지 자원 등 국가 백년대계조차 이념에 치우친 정책으로 붕괴되고 있다.10년 주기설을 깨고 5년 만에 정권이 교체됐다. 새 정부 구성을 앞두고 대통령직인수위원회가 출범했지만 안도만 할 수 없는 실정이다. 더불어민주당 정의당 진보당 기본소득당 노동당 등 범좌파 정당의 득표율이 50.38%에 이르렀다. 현 정부의 엄청난 실정에도 과반에 미치지 못하는 득표로 신승했다는 것은 한국사회에 좌파가 얼마나 견고하게 자리 잡고 있는지를 증명한다. 특히 좌파 정당이 국회 과반을 차지하고 있는 여소야대의 2년을 보내야 한다. 이런 가운데 새로 출범하는 윤석열 정부 앞에는 대내외적으로 험로가 예고되고 있다.

윤 당선인은 자유민주주의 회복과 민간 주도 시장경제 활성화를 통한 역동성 있는 혁신성장을 주장해 왔다. 외교안보 면에서는 한·미 동맹 강화를 통한 북한의 비핵화를 최우선 과제로 내세우고 있다. 한국 경제가 역동성 있는 성장을 통해 추락하는 잠재성장률을 반등시키기 위해서는 노동개혁과 함께 반기업·친노조 악법들을 개폐(改廢)하고 과도한 법인세, 상속세율을 낮춰 기업하기 좋은 환경을 만드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그러나 민노총이 지배하는 강성노조 일색인 상황에서 노동개혁이 순탄할 수 없을 것이라는 점은 불문가지다. ‘철의 여인’ 마거릿 대처 영국 총리도 1년 동안 끈질긴 투쟁 끝에 개혁에 성공해 영국을 만성적인 영국병에서 건져냈다. 악법 개폐도 여소야대 국회에서 만만치 않다. 생산성 제고를 위해서는 교육개혁을 통한 4차 산업혁명 시대에 부응하는 우수한 인재를 양성해야 한다. 전교조가 지배하고 있는 교육을 개혁하는 것도 이만저만한 험로가 아니다. 좌파 단체들에 포위돼 있는 에너지 환경 문화 언론도 과연 개혁이 가능할지 의문일 정도다. 외교안보에도 북한 도발, 중국 반발 등 벌써부터 험로가 감지된다. 틈만 나면 이명박, 박근혜 정부 때처럼 엄청난 역공에 부딪힐 가능성도 크다.이념 대결뿐만 아니다. 기득권 반발로 지금까지 개혁이 좌초한 분야도 수두룩하다. 취임하면 공적연금개혁위원회를 설치해 추진하겠다는 연금개혁과 새로운 개혁위원회를 설치하겠다는 규제개혁은 물론 작은 정부와 공공부문 개혁, 조세재정 개혁 등이 대부분 기득권의 반발로 지금까지 개혁이 안 되고 있는 분야들이다.

난공불락처럼 보이는 개혁에 성공해 대한민국이 재도약하기 위해서는 치밀한 전략이 필요하다. 어떤 부문은 전광석화처럼 하고, 어떤 부문은 타협을 통해 점진적으로 할 것인가, 무엇부터 할 것인가 등을 확실한 신념과 전문성을 겸비한 인물들이 중심이 돼 추진해야 한다. 여론을 선도할 우파 지식인들의 성원과 자유 우파 시민단체 양성도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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