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 오르고 후회하지 말고…" 삼성전자에 베팅하는 개미들

개미들, 내리면 사고 오르면 파는 매매패턴…이달 2조 순매수
이달 18일까지 평균매수가 대비 0.29% 수익
"메모리 업황 호조" vs "비메모리 변화 없인 어려워"
사진=뉴스1
삼성전자 주가가 내리면 사고, 오르면 파는 개인 투자자의 매매패턴이 이달에는 수익으로 이어질지 주목된다. 앞서 1~2월에는 월간 평균 매수가와 종가를 비교한 수익률이 마이너스(-)였지만, 이달 들어 18일까지는 소폭이나마 플러스(+)를 나타내고 있다.

2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달 들어 18일까지 개인은 2조1397억5800만원 어치를 사들였다. 개인의 평균 매수 가격은 7만497원으로 18일 종가 7만700원 대비 0.29%의 수익을 남기는 중이다.이달 들어 기관과 외국인은 각각 7161억1200만원 어치와 1조4728억5300만원 어치의 삼성전자 주식을 팔았다. 평균매도가는 각각 7만729원과 7만685원으로, 지난 18일 종가와 비슷한 수준이다.

개인은 대체로 주가가 오르는 날에는 매도하고, 하락하는 날에 대거 매수하는 패턴을 반복하고 있다. 이달 개인이 삼성전자를 매도한 날은 3일(1471억9100만원), 10일(6억100만원), 17일(759억1200만원) 등 3거래일이다. 모두 삼성전자가 1% 넘게 상승한 날들이다.

이 같은 매매패턴은 지난 1~2월에도 대체로 비슷하게 나타났다. 삼성전자 주가가 작년말 8만원선을 회복하자마자 가파른 하락세로 전환해 이달에는 7만원선이 무너지게 되면서 개인이 대거 매수하게 됐다.이 같은 매매패턴은 주가가 하락하는 동안에는 손실로 이어졌다. 1월 한달간 1조4186억7000만원 어치 삼성전자 주식을 사들인 개인의 평균매수가는 7만5990원으로, 월말 기준으로 3.54% 손실이다. 7542억3600만원 어치를 순매수한 지난달에도 1.40%의 손실을 떠안았다.

증권가에서는 개인의 베팅을 지지하고 있다. 다만 삼성전자 주가 반등의 강도에 대한 의견은 엇갈린다.

어규진 DB금융투자 연구원은 1분기 삼성전자가 호실적을 내놓을 것으로 전망하며 “다 오르고 후회하지 말고 미리미리 매수하자”고 말한다. 그는 “1분기 메모리반도체 가격 하락폭은 D램과 낸드플레시가 각각 6.2%와 5.1% 수준으로 우려 대비 양호할 전망”이라며 “갤럭시S22 출시로 IM부문의 실적 반등도 기대된다”고 말했다.에프앤가이드에 집계된 삼성전자의 1분기 실적 컨센서스(증권가 전망치 평균)는 매출 74조5066억원, 영업이익 13조383억원이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과 영업이익이 각각 13.94%와 38.96% 증가한다는 데 증권가의 공감대가 형성됐다. 특히 삼성전자의 영업이익 컨센서스는 3개월 전과 비교해 2.46%가, 한달 전과 비교해 0.21%가 각각 늘어났다. 증권사들의 영업이익 추정치 상향이 이어진 것이다.

어 연구원은 2분기 이후의 메모리반도체 업황에 대해서도 긍정적으로 봤다. 그는 “최근 키옥시아 낸드플래시 공장 오염 이슈 등으로 인해 2분기 이후 낸드플래시 가격의 상승 반전이 기대되는 가운데, D램 업황 반등도 예상 대비 빠르게 진행될 전망”이라며 올해 삼성전자의 연간 실적 전망치로 역대 최대치인 매출 319조6000억원, 영업이익 64조8000억원을 제시했다.

송명섭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가 호실적을 내놓을 것이라는 데는 의견을 같이 했지만, 강한 주가 상승을 기대하지는 않았다. 비메모리 부문에서의 좋은 소식이 들려오지 않기 때문이다.송 연구원은 “최근의 4나노미터(㎚) 공정의 수율, 게임 옵티마이징 서비스(GOS) 앱 논란을 만든 발열 문제, 3㎚ 공정의 고객인 퀄컴의 이탈 루머 등을 감안하면 비메모리 반도체 부문의 성과로 삼성전자 주가가 경쟁사 대비 좋은 성과를 내는 걸 기대하기는 당분간 어려울 전망”이라며 “성장사업 부문에서의 구조적 변화가 없다면 주가에 적용되는 밸류에이션 구간대가 상향 조정될 가능성은 낮다”고 분석했다.

다만 향후 경기의 개선을 확신하게 하는 경기선행지표가 발표되면 삼성전자의 주가가 8만원대 초반 이상 수준에 안착할 수 있을 것으로 판단했다.

한경우 한경닷컴 기자 cas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