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 사태 와중에도 홀로 상승세 탄 '안전 피난처' 美 증시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이후 현재(18일)
미국 S&P500, 5.6% 상승
같은 기간 유럽 증시 하락, 홍콩 증시는 -9.5%
세계 주식 투자자들이 우크라이나 사태의 ‘피난처’로 미국 증시를 택했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유럽, 중국 등의 경제 전망이 어두워진 가운데 상대적으로 미국 경제의 장점이 부각돼서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이후 미국 증시의 투자수익률이 세계 증시 중에서 최상위권이라고 2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에 군사력을 투입한 지난달 24일 이후 현재(18일 종가 기준)까지 미국 S&P500 지수는 5.62% 상승했다.반면 우크라이나 사태의 영향에 크게 노출된 유럽 증시는 부진했다. 유럽연합(EU)의 경제대국인 독일 증시에서 닥스(DAX) 지수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1.49% 떨어졌다. 같은 기간 프랑스 증시의 CAC40 지수 하락률은 2.36%였다.

중국이 코로나19 확산에 대처하기 위해 확진자가 많이 발생하는 지역에 봉쇄 등 통제를 가하면서 본토증시 및 홍콩증시도 하락했다. 같은 기간 상하이종합지수는 6.82%, 홍콩 항셍지수는 9.5% 떨어졌다. 한국의 코스피지수는 0.46% 하락했다.

최근 주요 투자자들이 유럽, 중국 증시 비중을 줄이고 미국 증시 비중을 늘리면서 S&P500 지수 등 뉴욕증시의 주요 지표가 상승했다는 분석이다. 러시아 제재가 촉발한 에너지 대란 및 원자재·농산물 가격 급등의 충격에 미국은 덜 노출돼 있기 때문이다. 미국은 세계적인 원유, 농산물 생산 대국이다. 노동시장의 큰 회복력도 미국 경제에 긍정적으로 기여할 수 있는 요인 중 하나로 꼽힌다. 그 결과 미국 주식은 다른 나라에 비해 높은 평가를 받으며 거래되고 있다. 금융정보업체 팩트셋에 따르면 지난주 S&P500 지수의 12개월 선행 주가수익비율(PER)은 19.2배로 독일 닥스지수(12.7배), 홍콩 항셍지수(10.1배)를 앞섰다. S&P500 지수는 지난주(14~18일)에 6.2% 오르며 2020년 11월 첫째주 이후 1년 5개월 만에 가장 높은 주간 상승률을 기록했다. 미국 증시 투자의 장기성과가 좋았다는 점도 투자자들을 끌어모으는 요인이다. 2010년 초부터 현재까지 S&P500 지수는 4배 올랐지만 같은 기간 미국 외 국가 증시를 추적하는 MSCI 지수는 30% 오르는데 그쳤다.

이고운 기자 cca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