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일 인수위' 본격가동…철통보안·기강잡기 속 업무보고 조율

부동산·탈원전 정책 등 명운 달려…여가부 폐지도 '뜨거운 감자'
"선봉대" "원팀" 강조한 安…"최고가 최선 보장하는 것 아냐"
코로나19 비상대응특위도 가동…이르면 23일 업무보고 시작될듯
대통령직인수위원회가 21일 184명 규모의 인적 구성을 완료하고 본격 활동을 시작했다.인수위는 제20대 대통령 취임식 전날인 5월 9일까지 50일간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의 취임식 및 새 정부 출범을 위한 국정 인수인계 활동을 벌인다.

안철수 인수위원장이 이날 통의동 인수위 대회의실에서 처음으로 주재한 전체 회의에는 원희룡 기획위원장과 7개 분과 인수위원 24명 전원, 대변인단 등이 참석했다.

코로나19 확진 판정으로 자가 격리에 들어간 권영세 인수위 부위원장과 추경호 기획조정분과 간사는 이날 회의에 참석하지 못했다.자주색 넥타이를 맨 안 위원장은 회의에서 초반 '기강 잡기'에 나섰다.

안 위원장은 우선 인수위를 "새 정부의 선봉대"로 규정했다.

그러면서 "불과 50일 정도 기간에 이런 중요한 임무를 수행하기 위해서는 쉴 틈도 거의 없다.열심히 일해줄 것을 기대한다"고 강조했다.

또 분과별 인수위원을 향해 "최고가 모였다는 것이 최선의 결과를 보장하는 게 아니다"라며 '원팀 정신'을 주문하기도 했다.

각 부처에서 뛰어난 인재들이 모였더라도 그게 좋은 결과물로 이어질지 장담할 수 없다는 점을 강조하며 협업을 당부한 것이다.회의실 책상 위에는 인수위의 기능과 법적 근거 등을 망라한 '20대 인수위 매뉴얼'이 올려져 있었다.

인수위 건물 내 코로나 방역을 위한 지침도 안내됐다.

허성우 인수위 행정부실장은 전체 분과 회의실 7개 중 4개는 통의동(금융감독원 연수원)에, 3개는 삼청동(금융연수원)에 분산 배치하겠다고 설명했다.

또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 사이 통의동과 삼청동을 오가는 셔틀버스도 운영하겠다고 전하는 등 '실무적인' 안내가 이어졌다.

안 위원장의 모두발언 이후 비공개로 전환한 전체회의는 23분 만에 산회했다.

비공개 회의에서는 기획조정분과 주도로 인수위 업무에 필요한 실무 지침이 하달됐다.

부처별 업무보고 등 인수위 전체 일정과 업무보고 양식, 분과별 활동 계획 양식 등 인수위 활동에 필요한 제반 사항 등이 주로 논의됐다.

인수위 대변인실은 이날 서면 브리핑에서 "코로나19비상대응TF(태스크포스)를 코로나19비상대응특별위원회로 격상하고, 인수위 회의 일정 등 운영 계획을 전체회의에서 확정했다"고 말했다.
각 분과가 정부 부처로부터 받는 업무보고는 이르면 오는 23일부터 시작될 전망이다.

7개 분과가 동시다발적으로 업무보고를 진행할 것으로 보이며, 다만 각 부처별 구체적인 보고 일정은 아직 확정되지 않은 상태다.

업무보고는 원활한 정권 인수인계라는 실무적 차원 외에도 차기 정부의 정책적 우선순위를 설정하고 정부조직개편의 밑그림을 점검한다는 점에서 인수작업의 첫 단추로 꼽힌다.

업무보고 과정에서 현 정부가 지난 5년간 추진한 중점사업의 '명운'도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사업별로 보완·폐기·지속·강화 여부 등이 갈릴 전망이다.

문재인 정부의 핵심 기조인 '탈원전'과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 등을 비롯해 각종 부동산·금융·세제 정책 등의 향배가 걸린 셈이다.

업무보고는 1주일을 넘기지 않겠다는 게 인수위 내 방침이다.

이후 새 정부의 조직 방향도 구체적인 윤곽을 그려나갈 것으로 보인다.

이 과정에서 '여성가족부 폐지' 등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의 핵심 공약 등이 '뜨거운 감자'로 부상할 가능성이 크다.

인수위원들에게는 '철통 보안령'이 떨어졌다.

이를 의식한 듯 업무보고 일정 등 실무 현안에 대해서도 "정해진 게 없다"는 답이 주로 돌아왔다.

각 분과별 전문·실무위원 명단도 언론 등에 공개된 인사 외에는 추가 인사 검증이 진행 중인 관계로 공개할 수 없다는 게 인수위 측 입장이다.한 인수위원은 통화에서 "함구령이 내려졌다.이해 바란다"고 말하기도 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