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 집무실 이전 반대 청원 '30만' 넘겨…靑 "尹, 의지 지켜지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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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원인 "尹, 자기만족 위해 집무실 옮긴다고"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의 집무실을 용산으로 이전하겠다는 결정에 반대하는 청와대 국민청원에 30만명 이상이 동의했다. 박수현 청와대 국민소통수석은 "윤 당선인의 의지가 잘 지켜지기를 기대하고 있다"라고 밝혔다.
"안보 위해·혈세 낭비…이전 당장 멈춰야"
박수현 "우린 '광화문 시대' 약속 못 지켜"
"尹 공약·국정운영 방향 모두 존중할 것"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지난 17일 '윤 당선인 집무실을 만들고자 국가 안전 중추인 국방부를 강압 이전하여 국민의 혈세 수천억을 날리는 것을 막아달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해당 청원은 21일 약 31만 3000명의 동의를 받았다.청원인은 "윤 당선인이 자기만족을 위해 본인 집무실을 만들겠다고 국가 안전의 최후 보루이자 중추로서 최적화된 국방부의 전문 시설과 시스템을 강압적으로 옮기는 것은 대한민국 국가 안보에 위해가 되며 세금의 어마어마한 낭비를 초래한다"라며 "국방부에 설치된 시설과 시스템을 옮기는 데만 국민 혈세 수천억이 든다"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정당한 이유도 없고, 납득이 안 되는 윤 당선인의 개인 욕망에 국가 안보를 책임지고 있는 특수시설과 전문시스템을 폐기하고 다른 곳에 모두 다시 지으라고 하는 요구는 국민으로서 절대 용납할 수 없다"라며 "대통령 임기는 기껏해야 5년"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당선인이 비어있는 건물을 찾든지, 청와대 내 시설을 개조하든지 국민의 삶에 직접적인 피해가 안되는 방식을 찾아야 한다"라며 "국민의 안전을 위해하고, 혈세를 낭비하고, 시민의 일상을 5년간 불편하게 만드는 오만한 결정은 당장 멈추기를 강력하게 요구한다"라고 덧붙였다.청와대는 20만명 이상이 동의한 청원에 대해 담당 비서관이나 부처 장·차관 등이 공식 입장을 밝혀 왔다. 해당 청원의 경우 마감일이 아직 3주 이상 남았음에도 30만명 이상의 동의를 받았기에 청와대가 이에 관한 공식 입장을 내놓을 전망이다.한편 박 수석은 이날 YTN 라디오 '황보선의 출발새아침'에서 대통령 집무실 용산 이전 발표와 관련해 "초유의 청와대 이전이기 때문에 차곡차곡 차분차분 여러 가지 문제들을 함께 잘 논의할 것"이라며 "저희도 광화문 시대를 열겠다고 공약했지만, 약속을 못 지켰다. 윤 당선인의 의지가 잘 지켜지기를 기대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문재인 대통령과 윤 당선인이 만나면 (대통령 집무실의) 용산 이전도 의제가 되겠느냐'는 진행자의 물음에 "두 분이 만나 국민 곁으로 청와대가 더 가겠다고 하는 당선인의 의지를 어떻게 하면 잘 실현할 수 있을지 폭넓게 (대화를) 나누지 않을까 생각한다"라며 "당선인의 공약이나 국정운영 방향 등 모든 것을 존중하는 기조에 변함이 없다"라고 강조했다.앞서 윤 당선인은 전날 대통령실의 용산 이전을 공식화하면서 "국민께 불편을 드리는 측면, 청와대를 온전히 국민께 개방하여 돌려드리는 측면을 고려하면 용산 국방부 청사 이전 결정을 신속히 내리고 추진하는 것이 옳다고 판단했다"라고 밝혔다.
김은혜 당선인 대변인도 이날 서울 종로 삼청동 한국금융연수원 대통령직인수위원회 기자회견장에서 브리핑을 통해 "(집무실 이전을 위해) 490억원 넘게 예비비를 신청했다고 말씀드렸다"라며 "이를 위한 현 정부와의 협조는 신뢰를 기반으로 이뤄지는 것으로 안다"라고 설명했다.
김대영 한경닷컴 기자 bigzer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