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어렵다는 무인매장…LGU+만 '나홀로' 확장하는 까닭은?

U+언택트스토어 종로점에 방문한 고객들이 통신 서비스를 살펴보고 있다. LG유플러스 제공
LG유플러스는 별도 직원 없이 고객이 혼자서도 스마트폰을 체험하거나 셀프 개통 등을 진행할 수 있는 ‘무인(無人) 매장’ 확대에 공을 들이고 있다.

22일 정보기술(IT)업계에 따르면 LG유플러스는 올 상반기 부산에 무인 매장인 ‘U+언택트스토어’ 5호점을 선보일 계획이다. 크기는 50여평 규모로, 기존 1호점~4호점 매장에 비해 약 1.5배~2배 규모다.LG유플러스는 지난해 3월 서울 종로구 1호점을 시작으로 대구와 광주, 이달 초 개소한 대전점까지 1년여 만에 전국 네 곳에 무인 매장을 선보였다. 비슷한 시기 첫 무인 매장을 개소한 뒤 추가로 매장을 선보이지 않고 있는 SK텔레콤, KT 등 타 통신사와는 다른 행보다.

24시간 운영되는 무인 매장은 편의점부터 정육점까지 분야를 막론하고 코로나19 사태 이후 수요가 급증하고 있다. 통신 무인 매장의 경우 고객이 원하는 시간에 방문해 다양한 서비스를 방해받지 않고 편하게 이용할 수 있어 특히 2030 세대에게 인기가 높다는 설명이다.

다만 통신 무인 매장은 복잡한 통신업무 특성상 무인 시스템에 어려움을 겪는 고객도 상당수다. 무인으로 운영돼 고객 불편 사항을 즉시 파악할 수 없다는 점도 걸림돌로 꼽힌다. 다만 LG유플러스는 이러한 불편함을 줄이기 위해 무인 매장을 다수 운영하며 확보한 고객 데이터를 적극 활용하고 있다. 고객 반응을 예측해 사전에 불편함을 줄이겠다는 전략이다.대전점에 접목된 ‘시선추적’ 분석이 대표적이다. LG유플러스는 별도 측정 장비를 착용한 고객들의 시선을 분석해 가장 먼저 어디를 보는지, 눈길이 가장 잘 닿거나 반대로 잘 닿지 않는 곳은 어디인지 등을 파악했다.

LG유플러스 관계자는 “시선추적을 통해 안내 문구를 찾지 못해 두리번거리는 불편 공간은 어디인지 등을 면밀히 분석한 뒤 심층 인터뷰를 진행했다”며 “이를 통해 고객들의 페인 포인트(불편함을 느끼는 지점)를 찾아내고 이를 개선해 고객 동선, 편의성을 업그레이드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U+언택트스토어 광주점에 방문한 고객이 휴대폰을 셀프로 개통하고 있다. LG유플러스 제공
고객의 목소리도 적극 반영하고 있다. LG유플러스는 매장 구성과 서비스, 필요시 직원 대면 상담이 가능한 점을 입장 전부터 인지할 수 있도록 매장에 쇼윈도 사이니지를 설치했다. 대전점의 경우 시선과 동선이 분산된다는 지적이 나오자 사이니지를 55인치에서 49인치로 축소 조정했다. 이와 함께 공간별 명칭과 안내문구를 기존 매장보다 30cm 가량 낮춰 설치했고, 매장 방문객 절반을 차지하는 2030 세대를 위해 ‘셀프 포토존’을 설치해 하루 한 장 무료 촬영 인화 서비스도 제공한다.LG유플러스의 이러한 전략은 성과를 거두고 있다. LG유플러스에 따르면 무인 매장에 방문한 누적 고객 수는 약 3만여 명에 달한다. 종로 1호점의 경우 일평균 방문객 수는 50여 명으로, 일반 매장 내방 고객의 약 2배~3배 수준이다. 야간 방문 고객 수도 증가하고 있다. 대구 2호점은 야간 고객 비율만 약 40%에 달한다.

LG유플러스가 매장에 방문한 고객을 연령대로 분석한 결과 20대~30대가 50%를 차지했다. 이와 동시에 중장년층이 방문하는 비중도 늘어나고 있다. 전체 방문객 중 50대 이상 비중만 10%에 달한다. 직원 호출, 상담사 음성 연결 등 고객지원을 강화하고 매장 내 안내 메시지를 확대해 중장년층이 보다 쉽게 이용할 수 있도록 지원한 결과라는 설명이다.

LG유플러스는 무인 매장을 상품을 구매하는 공간이 아닌 ‘고객 경험의 공간’으로 재정의하겠다고 밝혔다. 김탁형 LG유플러스 모바일담당은 “상징적 수준의 무인매장에 그치지 않고, 고객 반응을 예측할 수 있는 다양한 솔루션을 도입해 고객의 숨은 니즈를 파악해 새로운 고객 경험을 제공하겠다”고 말했다.

배성수 기자 baeba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