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달 수수료 너무 비싸요"…자사앱 키우는 외식업체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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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달비 1만원 시대…외식업계가 자사 모바일 앱을 통해 주문을 받고 배달 서비스를 하는 안에 집중하고 있다. 배달 대행업체들이 배달료를 계속 인상하고 있는 데 그만큼 서비스 품질이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고 판단해서다. 오히려 자사 앱을 활용하면 장기적으로 충성 고객을 확보할 수 있으며 배달앱 수수료도 아낄 수 있다고 판단하는 분위기다.
수수료 부담에 자사앱 키우는 업체들
충성고객 확보·배달앱 수수료 아낄 수 있어
22일 업계에 따르면 치킨 프랜차이즈 BBQ가 운영하는 앱에 2022 베이징 동계올림픽 기간 동안 10만명이 가입했다. 동계올림픽은 지난달 4일 개막해 20일 폐막했는데 이 기간 가입자가 크게 확대되면서 전체 회원 수는 300만명을 넘어섰다. 올림픽 기간 동안 BBQ 앱을 통해 음식을 주문하는 고객에게 치킨 1만5000마리를 경품으로 지급하는 등 이벤트를 강화한 덕이다.배달 비중이 높은 치킨 프랜차이즈들은 특히 자사앱 주문 활성화에 적극적이다. 교촌은 멤버십 등급제 방식을 적용해 구매 횟수에 따라 3등급으로 나눠 등급에 따른 포인트 적립과 할인 쿠폰 등을 제공한다. 이같은 혜택을 늘린 덕분에 회원수는 250만명까지 늘었다.
배달 대행업체들이 가져가는 수수료 비중이 나날이 커지면서 자사 앱을 키우고자 하는 움직임이 더욱 가팔라지고 있다. 최근 외식업계에선 '배달비 1만원 시대'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수수료가 많이 올라서다. 배달대행업체들이 연초부터 수도권을 중심으로 기본 배달료를 500~1000원 일괄 인상하면서 배달비는 가파르게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통상 4000~4500원의 기본요금에 주말·심야·폭설·폭우 시 할증이 붙는데, 경우에 따라 6000~7500원까지 오르는 경우도 생겼다.
이때 배달업체에 지불하는 수수료는 소비자와 가맹점주가 나누어 부담하게 된다. 하지만 자사 앱을 통해 음식을 팔거나 제품을 배달해줄 경우 가맹점주가 지불하던 배달 중개 수수료나 프로모션 비용을 프랜차이즈 본사가 부담하게 된다. 가맹점주의 수수료 부담이 낮아져 배달비를 낮출 수 있고 제품의 품질이나 서비스 만족도도 높일 수 있다는 설명이다. 업계 관계자는 “서비스의 질을 일정하게 유지해 충성고객을 유치하는 이점도 있다”고 말했다.자체 앱으로 충성고객 잡기에 가장 성공한 곳은 스타벅스다. 2012년에 자체 앱을 만들어 현재 회원수 800만명, 월간 활성 이용자 수 500만명에 이른다. 작년 배달 서비스를 시작하면서 자체 앱에서만 주문이 가능하도록 했다.
노브랜드 버거도 자사 앱을 활용한 공격적인 마케팅을 하는 곳중 하나다. 최근 신세계푸드는 노브랜드 버거 앱 운영을 시작한 지 3주 만에 누적 다운로드수 5만건을 돌파했다. 노브랜드 버거 앱은 고객들이 ‘매장 픽업’(매장식사 또는 포장)과 ‘배달 주문’ 등을 통해 메뉴를 주문하고 다양한 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개발됐다. 회사 측이 앱 이용자들의 주문 현황을 분석한 결과 론칭 후 20일간(2월15일~3월7일) 접수된 앱 주문의 88%는 ‘사전 주문 후 포장’ 이용객인 것으로 나타났다.
브랜드별로 앱을 운영하던 CJ푸드빌은 빕스·더플레이스·제일제면소·계절밥상 등 모든 외식 브랜드를 한번에 주문할 수 있는 앱 ‘셰프고’를 론칭했다. SPC그룹이 운영하는 파리바게뜨·배스킨라빈스·던킨은 한정판 굿즈를 자체 ‘해피오더’ 앱을 통해서만 사전 예약받거나 할인해준다. 롯데리아는 올 초 자체 앱에 차 안에서 미리 주문한 음식을 받을 수 있는 ‘드라이빙 픽업’ 기능을 도입했고, 앞으로 직원이 고객 차로 직접 음식을 갖다 주는 기능도 추가할 계획이다.
안혜원 한경닷컴 기자 anh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