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지주 분기배당 확산…당국, 배당성향 코로나 이전 수준 당부

신한 이어 KB·하나 추진…"부실 대비한 충분한 내부 유보 필요"
금융지주의 분기 배당 확산 기류에 금융당국이 은행의 손실흡수 능력에 미칠 영향을 주시하고 있다. 23일 금융당국에 따르면 작년 8월 분기 배당을 결정한 신한금융에 이어 KB금융과 하나금융도 올해 분기 배당을 검토하고 있다.

이달 16일 KB금융지주는 현금·현물배당을 위한 주주명부폐쇄를 결정했다고 공시했다.

주주명부 폐쇄는 주주명단을 확정하기 위한 조처로, 중간배당에 필요한 사전 작업이다. KB금융은 공시에서 "1분기 배당 실시 여부는 코로나19 관련 불확실성과 재무 영향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추후 이사회에서 결정할 예정"이라고 단서를 달았다.

하나금융도 주주가치 제고를 위해 분기 배당을 검토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금융당국의 관계자는 "작년에 분기 배당을 한 신한금융에 이어 KB금융과 하나금융도 분기 배당을 하려는 움직임이 있다"고 전했다. 금융당국의 공식적인 입장은 '배당 행정지도는 지난해에 종료됐으며, 분기 배당 시행 여부 등 배당정책은 금융회사가 알아서 판단할 문제'라는 것이다.

그러나 분기 배당을 계기로 연간 배당 규모가 과도하게 늘어날 가능성을 경계하는 기색이다.

이 관계자는 "분기 배당 자체를 막을 이유는 없지만, 코로나19 이전 수준으로 배당 성향을 운영해달라고 금융지주에 계속 당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코로나19 이전 주요 금융지주의 배당 성향은 대체로 25~26%에 분포했다.

최근 주요 금융지주는 결산 배당에서 배당 성향을 코로나 이전으로 환원하고, 배당 확대 방침을 밝혔다.

일부 금융지주는 '배당 성향 30%'를 중장기 목표로 제시했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금융지주들이 실적 개선으로 배당을 확대하더라도 배당 성향 30%는 현재로선 너무 높은 수준으로 본다"고 평가했다. 이어 "코로나19 유행이 계속되고 우크라이나 사태도 장기화하는 등 불확실한 대내외 상황을 고려해 부실 발생에 대비한 대손준비금 적립 등 내부유보를 충분하게 해달라고 금융지주에 계속 강조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