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천기술 상용화, 수많은 단계 거쳐야…대학·기업 협업 필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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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재호 아주대 분자과학기술학과 교수“대학 연구실이 보유한 원천 기술이 아무리 대단한들 상용화까지는 수많은 단계를 더 거쳐야 합니다. 원천기술을 두고 대학과 기업이 팀을 꾸려 시장 수요 조사, 제품 개발, 마케팅, 양산 등 과정을 협업해야 하는 이유입니다.”
김재호 아주대 분자과학기술학과 교수(사진)는 22일 한국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이같이 말했다. 그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의 ‘공공연구성과 활용 촉진 연구개발(R&D) 사업’에서 나노입자 정렬기술 기반 바이오·전자부품 소재 중개연구단을 이끌고 있다.김 교수는 “원천 기술이 실제로 쓰이기 위해선 다른 요소 기술 여럿을 더해 시장의 수요에 맞는 제품을 내놓아야 한다”며 “이 과정을 중개연구단이 담당한다”고 설명했다. 그가 연구 중인 마이크로 발광다이오드(LED) 본딩 소재 연구가 그런 예다. 김 교수 연구팀은 나노입자를 정렬·코팅해 만드는 무반사필름 관련 원천 기술을 보유하고 있지만 아직 상용화를 이루지 못했다. 휴대폰 등에 쓰기엔 필름 강도가 충분치 않아서다. 연구팀은 상용화를 위해 알맞은 입자 간 고정(본딩) 소재를 분주히 찾고 있다.
나노입자 정렬 원천기술을 활용해 기존 시장의 문제를 해결하려는 노력도 하고 있다. 마이크로LED 검사 소켓 연구다. 초고화질 8K TV 75인치 모델에 쓰이는 마이크로LED 디스플레이엔 보통 LED칩 1억 개가 쓰인다. 칩 불량률은 평균 0.01%. 디스플레이 하나를 생산할 때마다 불량칩 1만 개를 선별해 대체하는 과정을 거쳐야 한다. 기존에 쓰는 광발광 방식 검사는 통상 불량칩 8000~9000개가량을 가려낸다. 나머지 불량칩 2000~3000개가 디스플레이 패널에 전사되면 이를 뒤늦게 발견해 수리하는 과정에서 TV 한 대당 생산 시간이 3시간 가까이 더 걸린다. 김 교수팀이 연구 중인 입자필름기술 기반 전계발광 검사를 하면 나머지 불량 화소 발생을 사전에 차단할 수 있다. 김 교수는 “필요한 작업 시간이 줄어들면 생산 효율이 오르고 원가 부담은 덜해진다”며 “기술을 도입한 기업의 경쟁력도 올라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선한결 기자 alway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