활기 도는 북촌·삼청동 상권…'제2의 가로수길'은 막아야 [최원철의 미래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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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경닷컴 더 머니이스트최근 새 정부 인수위원회에서 청와대를 시민의 품으로 돌려준다고 합니다. 청와대는 인왕산 밑 경복궁과 연결되는 멋진 장소이지만, 그간 대통령 집무실이라는 이유로 시민들의 접근이 쉽지 않았던 곳입니다.
새 정부가 들어서고 꽃이 피는 5월, 청와대가 개방되면 많은 국민들이 찾을 것은 확실합니다. 방문객은 점차 늘어날 테고 외국인 관광객들도 반드시 들리는 명소로 거듭나면 코로나19로 침체했던 삼청동과 북촌에도 다시 활기가 돌 것으로 보입니다.한데 관광객이 늘어나는 것이 좋기만 한 일은 아닙니다. 일단 관광객이 늘어나면 기존 상가의 임대료가 폭등하게 됩니다. 대표적인 사례가 신사동 가로수길입니다.
가로수길은 청년들이 모여 골목길에 MZ세대들이 좋아할 만한 소품과 음식을 팔던 곳입니다. 그러면서 점차 관광지로 유명해졌는데, 대기업이 들어서고 임대료가 올라 정작 골목길을 명소로 만든 청년들이 내쫓기는 결과를 낳았습니다.이렇게 구도심이 번성하며 임대료가 오르고 원주민이 쫓겨나는 현상을 '젠트리피케이션'이라고 합니다. 높아진 임대료 탓에 가로수길은 세 곳 중 한 곳이 공실일 정도로 쇠퇴기를 맞았습니다.가로수길을 만든 청년들은 옆 골목으로 밀려났는데, 지금은 그곳을 세로수길이라 부르고 있습니다. 코로나19로 피해를 입긴 했지만, 그래도 예전과 같이 상권을 유지하고 있다고 하네요.
관광객이 몰리면 그동안 억눌렸던 개발 욕구가 폭발해 공격적인 개발 사업이 추진될 수도 있습니다. 관광객을 위한 주차장이나 편의시설은 늘어나야 하지만, 삼청동과 북촌에서 느껴지던 한옥의 정취나 소상공인 가게의 아기자기한 느낌은 점차 퇴색될 것입니다. 전주 한옥마을에서도 같은 일들이 있었다고 합니다.
전주 한옥마을이 유명해지면서 스타벅스를 비롯한 국내 대기업 프렌차이즈가 대거 진출해 소상공인들을 밀어냈고, 임대료도 높아져 서울의 가로수길과 같이 됐다고 하네요. 그 결과로 한옥마을에 머무는 사람도 크게 줄었다고 합니다. 한 번 이렇게 변하면 다시 되돌리기도 쉽지 않습니다.관광지로 유명해진 지역의 임대료가 오르고 새 건물이 들어서는 것이 어찌 보면 당연하기도 합니다. 주민들의 주거환경 개선이나 생활 SOC 확충 등도 꼭 필요한 일입니다.
그렇더라도 우리가 보존해야 할 가치가 있는 지역은 최대한 그 정취를 남기도록 해야 합니다. 삼청동이나 북촌이 대규모 개발과 임대료 폭등으로 본래 모습을 잃는 일이 없도록 서울시가 잘 관리해주길 바라봅니다.
<한경닷컴 The Moneyist> 최원철 한양대 부동산융합대학원 특임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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