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 퇴임 후 '김정은 선물' 풍산개 어디로? 尹 "주인이 키워야"

김정은, 文 대통령에 풍산개 2마리 선물
윤석열 "곰이·송강이, 文 사저로 데려가야"
"정 많이 쏟지 않았나…그게 선물 취지 부합"
사진=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문재인 대통령에게 선물한 풍산개 '곰이'와 '송강'이에 대해 "아무리 정상 간이라고 해도 키우던 주인이 계속 키워야 한다"라는 입장을 밝혔다.

윤 당선인은 23일 서울 종로구 통의동에서 취재진과 만나 "저한테 (곰이와 송강이를) 준다면 잘 키우겠다"라면서도 "아무리 그래도 사람만 생각하는 게 아니고, 정을 많이 쏟은 주인이 계속 (키우는 게) 선물 취지에 맞지 않나"라고 말했다.그러면서 "(문 대통령이 곰이와 송강이를 사저로) 데리고 가셔야 하지 않겠나"라며 "강아지는 키우던 주인이 계속 키워야 한다. 일반 선물과는 다르다"라고 강조했다.

앞서 문 대통령은 평양에서 남북 정상회담이 열렸던 지난 2018년 9월 김 위원장과 리설주 여사로부터 풍산개 한 쌍을 선물 받았다. 암컷인 곰이는 2017년 3월생이며 수컷 송강이는 2017년 11월생이다. 이후 곰이가 새끼 6마리를 낳으면서 풍산개가 총 8마리로 늘었다.

청와대 관계자는 당시 "김 위원장이 선물한 풍산개 2마리와 새끼들은 정상회담 선물이므로 문 대통령 개인 소유가 아닌 국유 재산"이라며 "사료값이나 각종 비용도 대통령 사비로 지출하는 다른 반려동물과 다르게 국가 예산으로 지급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13일 오후 한강공원에서 반려견 토리와 함께 산책하고 있다. / 사진=연합뉴스
대통령 임기 중 해외 정상 등으로부터 받은 선물은 대통령기록관으로 이관된다. 하지만 동물은 대통령기록관으로 갈 수 없으며 후임 대통령이 취임 후 직접 키우거나 동물원 및 지방자치단체에 등에 분양해야 한다.

청와대는 곰이가 낳은 새끼 6마리를 서울, 인천, 대전, 광주 등 4개 지자체에 분양한 바 있다. 이후에는 문 대통령이 양산 자택에서부터 키운 풍산개 '마루'와 곰이 사이에서 태어난 새끼 7마리도 지자체에 분양했다.

한편 윤 당선인은 반려동물에 상당한 애착을 가진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토리·나래·마리·써니 등 반려견 4마리, 나비·아깽이·노랑이 등 반려묘 3마리를 키우고 있다. 대선을 마친 뒤 맞은 첫 주말이었던 지난 13일에는 반려견 토리와 한강공원에서 산책하는 모습을 공개하기도 했다.

김대영 한경닷컴 기자 bigzer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