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 코로나19 항체 최대 13배"…놀라운 연구 결과 [최지원의 바이오톡(tal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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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존스홉킨스 블룸보그공중보건대 연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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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존스홉킨스 블룸보그공중보건대 연구진은 코로나19 백신을 맞지 않은 미국 메릴랜드주 175개 가정 682명의 혈액을 분석했다. 56명의 혈액에서 코로나19 항체를 발견했고, 연구진은 이들을 자연 감염된 사람들로 정의했다. 이 중 15명은 4세 이하, 13명은 5~17세, 나머지 28명은 성인이었다. 가장 어린 아이는 생후 3개월이었다. 혈액 속 항체를 분석한 결과 여러 항체 중 코로나19 바이러스의 스파이크 단백질이 체내 세포에 결합하는 부위인 ‘수용체 결합 도메인(RBD)’에 대한 항체가 특히 어린이에서 높게 나타났다. 성인 대비 4세 이하 어린이에서는 13배 이상의 항체가 발견됐고, 5~17세는 9배 가량 더 많은 항체가 있었다.
중화항체의 경우에도 성인에 비해 4세 이하 어린이가 두 배 이상 높았다. 중화항체는 코로나19 바이러스에 대한 면역력의 지표로 사용된다.
연구를 주도한 루스 캐론 블룸보그공중보건대 교수는 “태어난 지 얼마 안 되는 어린이라도 코로나19 바이러스에 대한 강력한 항체 반응을 일으킬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며 “심지어 성인을 크게 능가하는 수준”이라고 말했다. 연구진은 이번 연구가 5~17세 사이의 어린이 및 청소년에 대한 코로나19 백신 효과를 간접적으로 보여준다고 주장했다. 코로나19 백신의 표적인 스파이크 단백질에 대한 항체가 높게 나타났기 때문이다. 캐론 교수는 “적은 용량의 백신으로도 코로나19에 대한 면역을 효과적으로 얻을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했다.
최근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는 오는 31일부터 그간 접종 대상에서 제외됐던 5~11세 소아에게도 화이자 코로나19 백신을 접종한다고 발표했다. 12세 이상에게 사용되던 용량의 3분의 1 수준으로 접종이 이뤄질 예정이다. 백신을 허가한 식품의약품안전처는 화이자가 제출한 임상 결과, 코로나19에 감염되지 않은 5~11세 1968명에게서 90.7%의 예방효과를 보였다고 발표했다.
모더나의 경우 지난 23일 6세 미만의 영유아 6900명을 대상으로 한 코로나19 백신 임상 결과를 발표했다. 현재 모더나는 미국과 국내에서 모두 18세 이상에 대해서만 사용승인이 내려진 상태다. 성인 용량의 4분의 1 용량(25㎍)을 28일 간격으로 두 번 투여한 결과, 생후 6개월~2세 미만에서는 43.7%, 2~5세에서는 37.5%의 예방효과를 보였다. 다소 예방효과가 낮게 나온 것에 대해 모더나는 “오미크론 변이가 확산하던 기간에 수행한 임상시험이기 때문에, 변이에 대한 예방효과로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최지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