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퇴원 후 대구 사저로…尹 "내주 찾아뵙겠다"

朴 "이루지 못한 꿈, 다른 사람 몫"
40대 男, 소주병 던져 잠시 소란
박근혜 전 대통령이 24일 국민 앞에 나서서 “좋은 인재들이 저의 고향 대구의 도약을 이루고 대한민국 발전에 기여할 수 있도록 작은 힘이나마 보태겠다”고 말했다. 박 전 대통령이 대국민 메시지를 낸 건 2017년 3월 국정농단 사건으로 구속된 지 5년 만, 지난해 12월 31일 특별사면으로 석방된 지 3개월여 만이다.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은 다음주 대구로 가 박 전 대통령을 만나겠다고 했다.

박 전 대통령은 이날 대구 달성군 유가읍 사저에 도착한 뒤 “돌아보면 지난 5년은 저에게 무척 견디기 힘든 그런 시간이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제가 대통령으로 있으면서 국가와 국민을 위해 열심히 일한다고 했지만 이루지 못한 꿈이 있다”며 “그건 이제 또 다른 이들의 몫이라고 생각한다”고 했다.박 전 대통령은 이날 오전 서울 일원동 삼성서울병원에서 퇴원했다. 병원을 걸어 나온 박 전 대통령은 “국민 여러분께 5년 만에 인사를 드리게 됐다”며 “많이 염려해주신 덕분에 건강이 많이 회복됐다”고 말했다. 김기춘 전 청와대 비서실장, 황교안 전 자유한국당 대표, 최경환 전 경제부총리, 김재원 국민의힘 최고위원 등 측근들이 병원 앞에 나와 있었다. 박 전 대통령은 이어 국립서울현충원에서 부친인 고(故) 박정희 전 대통령과 육영수 여사 묘소를 참배한 뒤 사저로 향했다.

사저 앞에서 인사말을 하던 도중 ‘인민혁명당 사건(박정희 정권 때 인권 탄압 사례)’의 피해자로 알려진 40대 남성이 박 전 대통령 방향으로 소주병을 던져 발언이 잠시 중단되기도 했다.

윤 당선인은 이날 서일준 인수위 행정실장을 박 전 대통령 사저에 보내 축하난을 전달했다. 그러면서 “퇴원하시고 사저에 오시길 기다리며 대구 경북 방문을 연기해왔는데 건강이 허락하신다면 다음주라도 찾아뵙고 인사드리고 싶다”는 뜻을 전했다. 윤 당선인은 박 전 대통령의 취임식 참석 여부에 대해 “전직 대통령은 다 오시게 돼 있다”며 초청 의사를 밝혔다.문재인 대통령은 박 전 대통령에게 ‘늘 건강하십시오’라는 문구가 적힌 축하 난을 전달했다.

김인엽 기자 insid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