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은행 라이벌은 네이버·쿠팡"…이원덕 우리은행장 취임

금융 플랫폼에 모든 역량 집중
대형은행 첫 비서실 폐지
“위대한 은행은 얼마나 많은 고객으로부터 얼마나 많은 사랑을 받느냐에 따라 결정됩니다. ‘고객의, 고객에 의한, 고객을 위한’ 우리은행을 만들어 나갑시다.”

이원덕 신임 우리은행장(사진)이 24일 공식 취임했다. ‘완전 민영화’된 우리은행의 첫 행장이 된 그는 취임사에서 “민영화는 위대한 은행으로 도약하기 위한 새 출발점”이라며 “2600만 고객을 넘어 더 많은 소비자에게 인정받는 은행이 되겠다”고 밝혔다. 경쟁해야 할 상대로 거대 플랫폼을 갖춘 빅테크(대형 인터넷기업)를 꼽았다.이 행장은 “보호산업이었던 금융의 경계도 허물어지고 있다”며 “우리가 진정 두려워해야 하는 건 카카오뱅크가 아니라 네이버·쿠팡”이라고 했다. 그는 “이런 변화는 금융소비자의 거센 요구에 의한 것”이라며 “한발 먼저 나아가기 위해 모든 역량과 자원을 테크놀로지(기술)와 플랫폼에 집중하겠다”고 강조했다.

이 행장은 취임식 후 첫 행보로 우리은행과 오랫동안 거래를 이어온 기업을 방문했다. 이어 전국 지점 중 방문객 수가 가장 많은 서울 수유동금융센터를 찾아 직원들을 격려했다. 이 행장은 “열린 최고경영자로서 대부분의 시간을 본부가 아닌 현장에서 직원, 고객들과 함께 보내겠다”며 “현장의 진솔한 목소리를 경영에 반영하겠다”고 약속했다.

이 행장은 3대 경영 키워드인 ‘소비자’ ‘시장’ ‘직원’을 반영한 조직 개편을 이르면 이번주 단행할 예정이다. 본부의 지원조직을 축소하고 현장 영업 부문 조직을 강화하는 게 골자다. 이를 위해 은행장 지원조직의 핵심인 비서실도 폐지하기로했다. 현재 대형 은행 가운데 은행장 비서실을 없애는 곳은 우리은행이 유일하다.

빈난새 기자 binther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