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J ENM, 물적분할 포기
입력
수정
지면A12
"제2스튜디오, 현금출자로 설립"CJ ENM이 콘텐츠 제작 역량 강화를 위해 추진하던 제2스튜디오의 설립 방안을 ‘현금출자’ 방식으로 확정했다. 당초 물적분할 방식으로 새 스튜디오 설립을 추진해왔지만 소액주주의 반발과 정치권 규제 움직임에 직면하자 이를 철회한 것이다. 새 설립 법인의 제작 역량을 강화하기 위한 대형 인수합병(M&A)도 가시화할 전망이다.
출자금으로 M&A 속도 낼 듯
▶2월 9일자 본지 A1, 3면 참조

CJ ENM은 앞서 지난해 11월 엔데버그룹홀딩스 산하의 제작 스튜디오인 엔데버콘텐트를 9200억원에 인수하면서 물적분할을 통해 여러 장르의 콘텐츠를 제작하는 별도의 스튜디오를 설립한다고 공시한 바 있다. 하지만 이를 둘러싼 논란이 커지자 설립 방식을 재조정하기로 한 것이다.새 스튜디오 설립안이 확정되면서 CJ ENM은 국내 드라마를 제작하는 스튜디오드래곤, 영화 애니메이션 예능 제작 중심의 제2스튜디오, 글로벌 제작을 담당하는 엔데버콘텐트, OTT를 맡은 자회사 티빙 등 ‘사각편대’를 구축하게 됐다.
신설법인은 사업 확장을 위해 신규 M&A에 적극적으로 나설 계획이다. 기존 사업 부문을 떼어내는 물적분할 방식과 달리 현금출자를 택하게 되면서 CJ ENM은 제작 역량과 관련한 유무형 자산을 신설법인에 제대로 이전할 수 없게 됐다. 이에 따라 현재 신설법인은 국내외 제작사의 추가 인수를 물밑에서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지배구조 개편으로 글로벌 콘텐츠그룹인 월트디즈니컴퍼니를 롤모델로 한 CJ ENM의 청사진도 보다 뚜렷해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디즈니는 대표 자회사인 디즈니픽처스 외에 복수의 스튜디오를 자회사로 두고 각 스튜디오의 독립성을 보장해 다양한 콘텐츠를 생산하고 있다. CJ ENM은 지난해 초부터 내부적으로 이를 본뜬 ‘멀티 장르 스튜디오’를 구축해 지식재산권(IP) 수입을 극대화하고 글로벌 진출에 돌입하겠다는 중장기 계획을 세운 바 있다.
차준호 기자 chach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