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여 버전으로 펼쳐지는 '이색(二色)적인 아일랜드'

아돌 푸가드 대표작 연극 '아일랜드'
극단 희래단 원작·각색 버전 제작
내달 4~16일 씨어터쿰서 연이어 공연
남아프리카공화국 출신 연출가 겸 작가 아돌 푸가드(Athol Fugard)의 대표작 ‘아일랜드’가 오리지널과 각색의 두 가지 버전으로 연이어 무대에 오른다.

극단 희래단은 다음 달 4~16일 서울 대학로 씨어터 쿰에서 ‘이색(二色)적인 아일랜드’란 타이틀로 원작을 따르는 남성 2인극과 배경을 한국으로 옮긴 여성 2인극을 차례로 올린다.
'이색적인 아일랜드' 파트1 '청춘을 외치다'/극단 희래단 제공
먼저 파트 1 ‘청춘을 외치다’(4~10일)은 원작 그대로 무대에 올린다. 배경은 남아프리카공화국의 로벤섬으로 인종차별정책에 저항하다 체포된 수감자들이 모여 있는 곳이다. 정부 정책을 비판하는 연극을 올린 죄목으로 10년형을 선고받은 존과 경찰서 앞에서 정의를 외치며 통행증을 불태웠다는 이유로 무기징역을 선고받은 윈스톤이 등장한다. 이들은 감옥에서 열리는 행사를 위해 연극 ‘안티고네’를 연습하며 준비한다. 민준호와 이한별이 출연한다.
이어 파트 2 ‘봄의 아일랜드’(11~16일)는 해마다 조금씩 해발고도가 낮아지는 서해안 인근의 ‘폭격섬’이 배경이다. 이곳에는 자유와 평등, 모순과 왜곡된 진실을 외치다가 수감된 두 명의 여죄수가 있다. 노점에 기름을 붓고 성냥을 던졌다는 이유로 국가에 불만을 표했다며 수감된 ‘5082’와 감시와 관리가 난무하는 세상에서 진정한 자유를 외치다가 잡혀 온 ‘5083’이다. 이들은 감옥에서 열리는 행사에서 조선 광해군 시절 허균과 임금 사이에서 벌어진 한 장면을 연극으로 보여주고자 연습한다. 송희정과 윤재진이 호흡을 맞춘다.

각색·연출을 맡은 황성연은 “인권이 존재하지 않는 감옥이라는 공간에서 연극을 통해 부조리를 표현하는 과정이 남·여 버전으로 펼쳐진다”며 “두 가지 색깔로 만들어진 공연을 비교하며 관람할 수 있는 재미와 신선함을 선사할 것”이라고 밝혔다.

송태형 문화선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