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은숙 TIMF 예술감독 "다양한 장르 아우르는 최고의 축제 선보이겠다"

통영국제음악제 25일 개막
진은숙 신임 예술감독 기획
다음달 3일 폐막
"통영국제음악제(TIMF)를 세계적인 음악 축제로 자리잡는 데에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지속해서 애호가들에겐 최상의 공연을 선보이고, 음악 장르의 다양성도 확보하겠습니다."

25일 경남 통영국제음악당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작곡가 진은숙이 통영국제음악제를 이끌 포부를 이렇게 설명했다. 2018년 서울시향 상임 작곡가에서 물러난 지 4년 만에 고국에 돌아온 진은숙은 2020년 통영국제음악제의 신임 예술감독으로 선임됐다. 진 감독은 올해부터 프로그램 기획과 연주자 섭외 등을 진두지휘하며 축제를 준비했다. 축제 주제로는 ‘다양성 속의 비전(Vision in Diversity)'을 내세웠다.
25일 경남 통영국제음악당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김소현 통영국제음악재단 예술사업본부장(왼쪽부터), 진은숙 예술감독, 이용민 통영국제문화재단 대표가 축제 개괄을 설명하고 있다. 통영국제문화재단 제공.
진 감독은 축제 주제에 대해 "한국 사회의 문화현상을 고찰하고 정한 주제다"라며 "클래식에 전통이 없는 듯 보이지만 우리나라도 다양한 예술 분야에서 맥을 이어왔다. 때문에 청중들에게 쉽게 다가가면서도 깊이 있는 예술을 내보이는 게 핵심 목표였다"고 설명했다.

25일 개최되는 개막공연은 우크라이나 키이우 출신 핀란드 지휘자인 달리아 스타솁스카가 통영 페스티벌오케스트라(TIMF)를 이끈다. 트룰스 뫼르크 함께 무대에 올라 화음을 선보인다. 스타솁스카는 공연에서 체코 작곡가 드보르자크의 '첼로 협주곡'과 러시아 작곡가 스트라빈스키의 '불새 모음곡' 등을 연주한다.

진 감독은 이번 축제에 대해 자부심을 내비쳤다. 특히 상주음악가·상주 작곡가에 세계적인 예술가들을 위촉한 게 중요했다고 말했다. 올해 북유럽을 대표하는 첼리스트 트룰스 뫼르크가 상주음악가로 선정됐고, 미국의 신예 작곡가 앤드루 노먼이 상주작곡가로 뽑혔다.
진은숙 통영국제음악제 예술감독이 25일 경남 통영국제음악당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축제 주제를 설명하고 있다. 통영국제문화재단 제공.
진 감독은 "축제의 모든 공연이 중요하지만 특히 상주음악가·상주 작곡가 공연이 가장 중요하다"며 "뫼르크는 현재 최고의 첼리스트로 훌륭한 연주를 펼칠 것으로 기대된다. 노먼도 듣기 어려운 현대음악 대신 재기발랄한 음악을 선보여 온 작곡가다"라고 기대감을 내비쳤다.

뫼르크는 통영페스티벌오케스트라와 협연하는 25일 개막공연에 이어 27일 한국예술종합학교 교수진과 동문으로 구성된 케이아츠신포니에타와 쇼스타코비치 첼로협주곡 1번을 연주한다. 29일엔 피아니스트 최희연과 협연하는 뫼르크 리사이틀이 개최된다. 드뷔시와 프랑크의 소나타를 선사한다.

개막공연에서 노먼의 관현악곡 '플레이:레벨 1'도 함께 연주된다. 노먼은 대표작 '플레이'로 2016년 '작곡계의 노벨상'이라 불리는 그라베마이어상을 수상했다. 축제가 펼쳐지는 동안 노먼의 작품 일곱 가지가 국내 초연된다.둘과 함께 축제에 참여하는 연주자 면면이 화려하다. 세계적인 메조소프라노 막달레나 코제나가 독일, 체코, 러시아, 헝가리 등의 다채로운 레퍼토리를 들려주는 리사이틀을 연다. 소프라노 율리야 레즈네바가 협연하는 라 보체 스트루멘탈레의 바로크 음악회와 세계 정상급 오페라 가수인 베이스 연광철의 독창회도 마련됐다. 영국 출신의 세계적인 아카펠라 그룹 '킹스 싱어즈' 공연도 개최된다.

진 감독은 통영국제음악제의 위상에 대해서도 자신감을 보였다. 예술감독으로 선임되기 전부터 축제에 관한 국제적인 명성을 확인했다고 했다. 그는 "국제적으로 통영국제음악제의 인지도가 높다"며 "축제에 참여한 예술가들에게 '꼭 다시 가고 싶다'라는 이야길 많이 들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진 감독은 통영국제음악제가 갖는 강점으로 세 가지를 꼽았다. 천혜의 관광자원, 조직위원회의 우수한 행정 능력과 관객들의 열정이었다. "예술감독이 되기 전부터 축제를 거쳐 간 음악가들이 통영의 아름다운 경치를 호평했습니다. 동시에 축제 조직위의 뛰어난 행정 능력에도 놀라더군요. 거기에 국내 관객들의 에너지에 열광하는 예술가들이 많았습니다."통영이 배출한 세계적인 작곡가 윤이상(1917∼1995)을 기리려 2002년 시작된 통영국제음악제가 올해 스무 돌을 맞았다. 다양한 프로그램을 선보이며 현재 아시아를 대표하는 음악 축제로 자리 잡았다. '한국의 잘츠부르크 페스티벌'이라는 별칭이 붙었다.

진 감독은 현재 축제의 위상을 드높이겠다는 목표도 밝혔다. 세계적인 음악 축제에 밀리지 않는 음악제로 발돋움시키겠다는 주장이다. 그는 "통영국제음악제는 20년 동안 세계적인 음악제로 자리 잡았다"며 "국내 관객들의 높은 음악적 수준을 만족시키는 동시에 클래식에 익숙지 않은 관객들도 공연장을 찾아올 수 있는 공연을 지속해서 선보일 예정"이라고 말했다.

통영=오현우 기자 oh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