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라이 릴리, 'PD-1' 면역항암제 FDA서 보완요구서한 수령

中 단일 국가 임상이 발목
일라이 릴리와 중국 이노벤트의 면역관문억제제 ‘신틸리맙’이 결국 미국 식품의약국(FDA)의 벽을 넘지 못했다.

일라이 릴리는 24일(현지시간) 신틸리맙 신약허가신청서(BLA)에 대해 FDA로부터 보완요구서한(CRL)을 수령했다고 밝혔다. 신틸리맙은 ‘EGFR’ 또는 ‘ALK’ 변이가 없는 전이성 비편평 비소세포폐암(NSCLC) 1차 치료를 위한 ‘PD-1’ 억제제다. 회사 측은 “FDA가 지난달 열린 종양약물자문위원회(ODAC) 회의 결과를 반영해 회사가 제출한 BLA를 받아들일 수 없다고 결정했다”며 “CRL을 통해 기존 전이성 NSCLC 치료제 대비 전체생존기간(OS)을 1차 지표로 하는 다지역 임상시험을 추가로 진행할 것을 권고받았다”고 했다.

FDA의 신틸리맙 승인 거부 가능성은 그간 계속 감지돼왔다. ODAC에 앞서 FDA는 브리핑 문서를 통해 신틸리맙 임상 환자의 다양성을 지적했다. BLA와 함께 제출된 임상 3상 결과(데이터)가 중국 한 곳에서의 데이터만 포함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당시 리차드 파즈두르 FDA 우수종양학센터 소장은 “단일 국가 임상 결과는 미국이 필요로 하는 ‘인종적 다양성’을 달성하기 어렵다”며 “또한 일반적으로 미국에서 실시하는 임상 평균치보다 남성의 비율이 더 높았고 흡연자가 적었으며 중위 연령이 낮았다”고 했다.1차 평가지표를 전체생존기간(OS)이 아닌 무진행생존기간(PFS)으로 설정한 것도 문제로 삼았다. PFS를 1차 지표로 사용한 것은 미국 규제 표준을 충족하지 않고 미국 의료 관행과도 일치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이어 열린 ODAC에서도 같은 문제가 제기됐다. 자문위원들은 14대 1로 미국 허가 승인을 위해 미국 환자에게도 효과가 있음을 보여주는 또 다른 임상 자료가 필요하다고 했다.

일각에서는 FDA의 신틸리맙 승인 거부로 면역관문억제제의 가격을 낮출 수 있는 기회를 놓치게 될 것이란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현재 미국 내 면역관문억제제는 대부분 보험이 적용되지 않고 있다. 릴리는 신틸리맙이 승인될 경우 상업화된 유사한 의약품보다 약 40% 저렴하게 가격을 책정할 계획이라고 했다. 하지만 FDA는 신약 허가 결정에 가격을 고려해서는 안 된다고 반박했다. 릴리는 FDA의 권고대로 추가 임상을 진행할 것으로 전망된다. 릴리는 지난달 ODCA 결과 발표 후 “임상의 다양성을 높이기 위한 계획을 가지고 있다”고 했다.

이도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