캠핑장까지…日 고급 아파트 내부 어떻게 생겼나 [정영효의 인사이드 재팬]

日 부동산 전문가의 도쿄 아파트 투자비법 (5)

도쿄 랜드마트 '더 도쿄타워즈' 등 1.2억엔대
지바현·후지산까지 보이는 전망
점점 진화하는 커뮤니티시설 등이 강점
비싼 유지비용은 흠
'5억원으로 도쿄의 10억원대 고급 아파트를 사서 5년 만에 9억원으로 불리는 투자법' 5번째 편에서는 실제로 거래가 진행 중인 도쿄의 타워맨션을 둘러봤다. 갈수록 진화하는 타워맨션의 커뮤니티시설도 살펴봤다.

도쿄의 고급 아파트 내부는 어떻게 생겼을까. 물건 소개와 촬영 허가는 도쿄의 부동산 중개회사인 '주식회사 12구'의 도움을 받았다.
먼저 둘러본 곳은 도쿄 주오구 가치도키의 더 도쿄타워즈다. 가치도키는 긴자 츠키지로 이어지는 도쿄의 중심가다. 더 도쿄타워즈는 2008년 1월 58층짜리 타워맨션 2동(씨타워, 미드타워)으로 지어졌다. 총 2801세대로 구성된 하나의 거대한 도시다.

도쿄만 한 가운데 서 있어서 비행기를 타고 도쿄 하네다 공항에 착륙할 때도 눈에 잘 띄는 도쿄의 랜드마크다. 가치도키역에서 도보 5분으로 교통도 편리하다.
거대 도시답게 커뮤니티시설이 매우 잘 갖춰져 있다. 특히 도쿄만이 내려다보이는 부속건물이 유명하다. 자쿠지가 딸린 25m 길이의 수영장이 있다.방문한 집은 90.41㎡(27.3평)의 3LDK에 WIC SIC이 갖춰진 남서향이었다. 방 3개에 거실과 주방, 워크인클로젯(WIC·걸어서 들어갈 수 있는 수납장), 슈즈인클로젯(SIC·신발을 신고 들어갈 수 있는 크기의 신발장)이 하나씩 있는 구조를 말한다.
매매 가격은 1억1480만엔(약 11억5105만원)이고, 월세는 42만엔이다. 단순계산으로 연 4.4%의 수익률을 기대할 수 있는 집이다. 화장실의 수납장, 파우더룸이 잘 갖춰져 있다. 일본의 아파트들은 화장실과 별도로 외부에 세면대 공간(파우더룸)을 배치한 경우가 많다.

복도쪽으로 난 첫번째 방은 6.4조. 전면 수납장이 갖춰져 있다. 일본 집 구조는 보통 조(畳)로 표기한다. 1조는 타타미 1장 크기를 말한다. 2조가 3.1㎡, 0.93평이어서 한국인들은 대략 2조를 1평으로 어림잡는 편이다.거실로 들어가 봤다. 부엌이 거실 측면에 삽입된 형태다. 식기세척기와 IH인덕션, 그릴 등이 갖춰져 있다. 5.6조짜리 작은방에도 수납장이 따로 있다. 8.4조짜리 큰방에는 워크인클로젯(WIC)이 배치됐다.
더 도쿄타워즈의 강점은 전망이다. 베란다에서 멀리 지바현 보소반도까지 보인다. 일본의 부엌, 세계 최대 수산시장 도요스시장과 올림픽선수촌에서 아파트로 개조공사가 한창인 하루미플래그가 펼쳐진다.

오른쪽으로는 도쿄만과 오다이바, 레인보우브리지가 보인다. 남동향 집에서는 후지산까지 보인다.
두번째는 도쿄 주오구 츠키시마의 캐피털게이트 플레이스 더 타워를 둘러봤다. 2015년 7월 737세대 규모로 지어진 타워맨션이다. 유라쿠초선과 오에도선이 지나는 츠키시마역과 직접 연결돼 있는 교통이 최대 장점이다.

이 지역 대표 타워맨션답게 로비와 커뮤니티시설이 잘 갖춰진 것으로 알려졌다. 입주민들이 이용할 수 있는 스카이라운지에서는 스미다강 주변 풍경을 파노라마로 감상할 수 있다.
이날 방문한 물건은 26층, 70.84㎡(21.42평)의 3LDK, 2WIC, SIC 남향 아파트였다. 베란다 면적은 17.7㎡(5.4평)이다. 매매가격은 1억3200만엔, 같은 평형의 월세는 40만엔 중반대다.관리비 2만3850엔, 장기수선충당금 1만5790엔 등 매월 유지비가 3만9650엔에 달한다. 연간 고정자산세(재산세)는 23만6800엔이다.

파우더룸과 욕조, 화장실이 분리된 구조다. 안방에는 WIC 외에 추가 수납장이 있다. 두번째 방도 발코니와 바로 이어진다. 3번째 방은 미닫이문을 여닫아서 방으로도 거실로도 쓸 수 있다. 이 방에도 WIC가 배치됐다.
주방은 'ㄷ자' 형이고 수납공간이 충실하게 배치됐다. 매매를 위해 모든 방의 천장과 바닥, 현관과 복도의 타일을 교체했다. 화장실 변기와 욕조도 교환했다.

발코니에 서면 남쪽으로 가치도키가 펼쳐진다. 오른편 스미다강 건너편은 도요스시장 이전에 세계 최대 수산시장이었던 츠키지, 그 너머가 긴자다. 왼쪽으로는 하루미와 도쿄만이 보인다.
바로 아래는 도쿄의 관광명소 몬자스트리트다. 도쿄 토박이들의 '소울푸드' 몬자야키를 파는 가게 100여곳이 몰린 지역이다.

일본의 타워맨션을 살펴볼 때는 커뮤니티시설과 전망 등을 중점적으로 보라고 부동산 전문가들은 조언한다. 임차인들이 타워맨션을 고를 때 입지와 집의 크기 다음으로 따지는게 커뮤니티시설과 전망이라는 이유다.
이 때문에 타워맨션들은 경쟁적으로 탁 트인 전망과 다양한 커뮤니티시설을 갖추고 있다. 특급호텔 로비 같은 로비라운지와 유료 전망대를 방불케 하는 전망을 가진 스카이라운지, 헬스장, 키즈파크, 게스트룸 등은 기본이다.
도그런에 스포츠파크, 사우나, 건물사이를 연결하는 구름다리나 최상층에 수영장을 갖춘곳도 드물지 않다. 재택근무를 위해 도서관과 독서실을 충실하게 갖추고, 집에서 머무르는 시간이 늘어나는 상황을 반영해 공유주방과 파티룸, 스포츠파크를 마련한 곳도 많다.
아웃도어 붐이 불자 신축 타워맨션은 캠핑장과 바베큐장을 갖춘 곳도 생겼다. 도쿄디즈니랜드 운영사인 오리엔털랜드와 협업해 커뮤니티시설을 디즈니랜드풍으로 꾸민 타워맨션도 등장했다.
타워맨션도 단점이 있다. 관리비와 장기수선충당금 등 비싼 유지비용이 대표적이다. 신가키 노리아키 주식회사 12구 주임은 "지진이 발생하면 엘리베이터가 멈추기 때문에 고층부 거주자들은 애를 먹을 수 있다"고 말했다.

도쿄=정영효 특파원 hug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