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세대 반도체·AI…대학들 '기업 맞춤형 인재' 키운다

교육부, 신산업 특화 대학 지원

대림대·경남정보대 사업 선정
30억원 받아 첨단실습실 구축
"기술인력 보급 핵심통로 역할"
경남정보대는 대구경북과학기술원(DGIST) 차세대반도체융합연구소와 업무협약을 맺고 정기적으로 반도체 공정 교육을 하고 있다. 경남정보대 제공
4차 산업혁명의 핵심 기술인 차세대 반도체 분야 인력난을 해소하기 위한 대안으로 교육부의 ‘신산업 분야 특화 선도전문대학 지원사업’이 주목받고 있다. 이 사업에 선정된 대학들이 1년도 안돼 가시적인 성과를 내고 있어서다.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동부하이텍 등 반도체 업체에 차세대 반도체 전문 기술인력을 보급하는 핵심 통로가 될 것이란 기대가 나온다.

고부가가치 반도체 인재 양성

교육부와 한국연구재단은 차세대 반도체, 인공지능(AI), 미래 자동차, 바이오헬스 등 4차 산업혁명 분야를 이끌어갈 전문기술 인재를 양성하기 위해 지난해부터 내년까지 3년간 신산업 분야 특화 선도전문대학 지원사업을 펼치고 있다.대림대와 경남정보대는 지난해 5월 교육부와 한국연구재단이 발표한 신산업 분야 특화 선도전문대학 지원사업에서 차세대 반도체 분야에 뽑혔다. 3년간 각각 30억원을 지원받는 두 대학은 전문기술 인재 양성 관련 운영계획을 수립한 뒤 학과 개편, 교육환경 혁신 등에 집중하고 있다.

차세대 반도체는 자율주행차, 사물인터넷, 바이오헬스 산업에 필요한 고부가가치 반도체로 4차 산업혁명의 핵심 기술로 꼽힌다. 한국은 명실상부한 메모리 반도체 강국이지만 차세대 반도체 분야에서는 만성적인 인력난을 겪고 있다. 한국산업기술진흥원은 2029년까지 약 5만 명의 차세대 반도체 기술인력이 필요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경기 안양에 있는 대림대는 이번 사업에 선정된 뒤 기존 2개 전공을 통합해 반도체과를 신설했다. 반도체 관련 대기업의 현장 경험을 가진 전문 교수진 6명을 보유한 대림대 반도체과는 목표직무(반도체 장비제조·유지보수, 생산, 회로설계, 테스트 및 계측)별로 산업체 직무 역량에 기반한 산학 연계 현장 중심교육, 반도체 가상현실(VR) 및 영상을 이용한 콘텐츠 활용 교육과 자격 기반 교육으로 이뤄진 자체 프로그램 ‘D-SEM’을 활용하고 있다.대림대 반도체과는 작년 총 면적 288㎡의 클린룸을 구축해 반도체 장비 분해·조립 및 반도체 공정 실습을 하고 있다. 올해는 혼합현실(MR) 실습실도 마련할 계획이다.

이 학교는 산업체에서 제시한 문제를 학생들이 교육과정에서 배운 지식을 이용해 해결하는 캡스톤디자인 프로그램과 산업체 전문가 및 전문기술자격 특강 등 비교과 프로그램도 운영하고 있다. 2017년부터는 한국반도체산업협회와 업무협약(MOU)을 맺고 반도체장비전공 워크숍을 진행하고 있다.

신입생 충원율 100% 달성

지난해 신설된 경남정보대 첨단미래학부 반도체과는 올해 첫 신입생을 모집해 충원율 100%를 달성했다. 경남정보대는 비수도권 대학으로 부족한 재정과 미흡한 산업 인프라 탓에 반도체 관련 학과 개설과 운영이 어렵다는 평가를 받았지만, 국가 지원을 통해 반도체 제조공정 실습실 등 첨단 교육환경을 조성해 현장 직무중심 교육을 진행할 수 있게 됐다.경남정보대 반도체과는 현장실습 집중 이수제, 캡스톤디자인 등 혁신 교육과정을 도입하고, 매 학기 프로젝트 기반 학습(PBL) 교과목을 운영해 현장 문제해결형 인재 양성을 추진한다. 최근에는 대구경북과학기술원(DGIST)과 현장 견학과 실습 등을 내용으로 하는 업무협약을 맺었으며 지난해에는 한국반도체산업협회와도 MOU를 체결했다. 경남정보대 반도체과 학생의 역량을 인증하는 졸업인증제도를 도입해 학생들의 취업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대림대와 경남정보대 반도체과는 올해 공동으로 캡스톤디자인 경진대회를 열 예정이다. 경남정보대에서 만든 반도체 장비 운영 동영상을 대림대와 공유하고, 대림대에서 만든 가상현실(VR) 콘텐츠를 공동 사용하는 등 상호 협력 체계를 확대할 계획이다.

박상윤 대림대 기획처장은 “경기지역에는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동부하이텍 등 반도체 소재 부품·장비회사가 많이 있다”며 “현장 능력 중심의 엔지니어를 집중적으로 양성할 것”이라고 말했다.교육부는 신산업 분야 특화 선도전문대학 지원사업 2년 차인 올해 △교육체계 혁신 및 학생역량 강화 △협력체계 및 성과 확산 등을 중점 추진 방향으로 설정했다. 전문대학이 신산업 분야 전문기술인재 양성을 스스로 주도할 수 있도록 교육체계를 지속적으로 개편하고, 캡스톤디자인 및 현장실습 등을 통해 학생의 실무능력을 높이는 데 주력하면서 고등직업교육과 원활한 취업이 선순환하는 생태계를 구축한다는 전략이다.

최만수 기자 bebo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