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기관투자가 84% "올해 ETF 투자 확대"

미국·유럽·중화권 386명 설문

테마형 ETF 유망

인터넷·ESG·가상자산·로봇
인공지능 분야 투자 확대 계획
사진=게티이미지뱅크
글로벌 기관투자가를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 결과 올해 상장지수펀드(ETF) 투자를 늘리겠다고 응답한 비율이 사상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특히 테마형 ETF, 액티브 ETF, ESG(환경·사회·지배구조) ETF에 대한 선호도가 높은 것으로 드러났다. 지난해 세계 ETF 운용자산(AUM) 규모가 10조달러를 넘어선 가운데 올해도 성장세를 이어갈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27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미국 투자은행 브라운브러더스해리먼(BBH)은 최근 미국·유럽·중화권 기관투자가 386명을 대상으로 ETF 시장에 대한 의견을 묻는 설문조사를 진행했다. BBH가 매년 실시하는 이 조사는 올해로 아홉 번째를 맞았다. 이번 조사에서 응답자의 84%는 “ETF 투자를 확대하겠다”고 답했는데, 이는 지난 9년간의 조사 중 가장 높은 수준이다.

미국 투자자는 ETF를 선택할 때 운용사를 가장 중요하게 고려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운용보수, 거래량, 세금 효율성, 거래 스프레드 등이 뒤를 이었다. 반면 유럽과 중화권 투자자는 거래량을 가장 중요하게 생각한다고 답했다. 전년 설문조사에서 과거 성과가 중요하다고 응답한 비율이 가장 높았던 것과는 달라진 양상이다.

펀드매니저 재량으로 추가 수익을 추구하는 액티브 ETF에 대한 관심도 높았다. 액티브 ETF가 전체 ETF 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2018년 2%를 밑돌았지만 지난달 말 4.4%까지 높아졌다. 올해 설문에서는 응답자의 78%가 “액티브 ETF 비중을 확대하겠다”고 답했다. 전년(65%) 대비 13%포인트 높은 수준이다. 액티브 ETF를 고를 땐 거래량, 과거 성과, 운용 경력, 운용보수 순으로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으로 드러났다.특히 기관투자가는 버퍼 ETF에 투자할 때 액티브 방식을 선호했다. 버퍼 ETF는 기초자산을 추종하면서 파생상품에 투자해 위험을 낮춘 상품이다. 손실 보존 폭이 클수록 기대 이익이 낮아지는 구조다. 2018년 처음 등장한 버퍼 ETF는 미국 시장을 중심으로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출시 상품은 140개, 총 AUM은 135억달러에 달한다.

테마형 ETF의 성장도 지속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작년 세계 테마형 ETF에는 805억달러가량의 자금이 유입됐다. 이번 조사에서는 응답자의 85%가 테마형 ETF 비중을 늘리겠다고 답했다. 여러 테마 가운데 인터넷·기술, ESG, 가상자산, 로보틱스·인공지능, 자율주행·전기차 순으로 투자를 늘리겠다는 응답률이 높았다.

ESG 투자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는 추세다. 응답자의 89%가 ESG 투자를 확대하겠다고 답했고, 56%는 포트폴리오에서 ESG 테마 ETF 비중을 늘릴 것이라고 밝혔다.

서형교 기자 seogy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