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재원 고피자 대표 "AI로 주방 효율화…1인용 피자시장 개척"

강소기업

"10년내 해외매장 1만개 목표"
임재원 고피자 대표가 27일 서울 상수동 매장에서 협동로봇을 비롯한 스마트키친 시스템을 설명하고 있다. 김진원 기자
푸드테크 스타트업 고피자의 직원이 밀가루 반죽(도우) 위에 토마토소스를 바르자 베이컨 올리브 버섯 등이 담긴 24개의 통에 순서대로 불이 들어온다. 직원은 재료를 한 줌씩 쥐어 도우에 올리며 피자의 형태를 잡는다. 카메라는 이 모든 과정을 촬영하며 영상 데이터를 수집한다. 인공지능(AI)은 데이터를 분석해 직원에게 추가로 올리고 덜어낼 토핑을 모니터로 알려준다.

고피자가 최근 개발을 마치고 현장 테스트 중인 ‘AI 스마트토핑 테이블’의 작업 방식이다. 임재원 고피자 대표는 “복잡한 주방 업무를 효율화하고 직원의 숙련도에 따라 피자 완성도가 달라지는 문제를 해결했다”고 설명했다.2017년 10월 설립된 고피자는 국내 최초로 1인용 화덕 피자를 개발한 업체다. 법인 설립 5년 만에 국내는 물론 인도 홍콩 싱가포르 등에 130여 개 매장을 열었다. 작년 전체 매출은 230억원이다. 계약 중인 매장 등을 포함하면 올해 전체 매장은 250개, 매출은 500억원을 달성할 전망이다.

가파른 성장세에 투자금도 몰렸다. 우리은행 DS자산운용 캡스톤파트너스 빅베이슨캐피탈 등이 작년 5월까지 180억원(누적 기준)을 투자했다.

고피자의 핵심 경쟁력은 AI 스마트토핑 테이블을 비롯한 스마트키친 시스템이다. 1인용 피자 전문 화덕 ‘고븐’도 이 중 하나다. 돌판이 오븐 내부에서 회전하면서 3분 만에 화덕 피자를 굽는다. 사물인터넷(IoT) 센서로 온도를 측정해 피자가 타거나 덜 구워지는 문제를 해결했다. 완성된 피자는 협동로봇 ‘고봇스테이션’으로 자른 뒤 주문에 따라 추가 소스를 뿌린다.주방을 혁신하면서 생산성이 높아졌다. 기존 피자 매장의 주방 시스템 대비 생산량을 두 배로 늘렸다. 시간당 150판 이상의 피자 주문을 소화할 수 있게 됐다. 품질관리 방식도 바꿨다. 고피자의 모든 주방기구에는 근접무선통신(NFC) 기술이 적용됐다. 작업자 이름부터 고객 후기까지 동시에 본사에서 확인할 수 있다.

임 대표는 싱가포르경영대(SMU)를 졸업한 뒤 KAIST 경영공학 석사과정 중 1인용 피자 시장의 미래를 발견했다. 2016년 서울 여의도 밤도깨비 시장에서 푸드트럭을 몰며 시장성을 확인한 그는 이듬해 서울 대치동에 1호 매장을 냈다.

고피자는 세계 시장을 목표로 삼고 있다. 해외 매장은 30개를 넘었으며 올해 말레이시아와 인도네시아 시장에 진출할 예정이다. 임 대표는 “10년 안에 세계에 1만 개 매장을 내고 미국 나스닥시장에 상장할 것”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김진원 기자 jin1@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