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하의 건강e매일] 봄철 소화불량엔 '이곳' 지압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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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면A33
봄이 돼서 식욕이 없는 이유는 아직 몸이 깨어나지 않아서 그럴 수 있습니다. 봄[춘(春)]은 오행으로 보면 목(木)입니다. 목의 기운은 생(生)하는 기운인데요. 아직 겨울[동(冬)]의 기운인 장(藏)의 기운이 남아서 몸은 움츠러들어 있을 수 있습니다. 장(藏)이란 기운이 수렴되고 저장되어 있어서 생동감이 없는 상태죠. 그래서 봄이 시작되었는데도 위장 운동도 그렇고 소화액 분비도 원활하지 않습니다.옛 어르신들은 봄철 입맛을 돋우는데, 씀바귀를 자주 언급하세요. 씀바귀는 국화과 채소로 맛이 쓰기 때문에 붙여진 이름입니다. ‘쓰다 -> 씀’으로 해서 만들어진 이름 같습니다. 씀바귀는 한자 이름으로 고채(苦菜)라고 합니다. 역시 맛이 쓴[苦] 채소[菜]라는 의미입니다. 그런데 씀바귀만 식욕을 촉진하는 것이 아닙니다. 기타 쓴맛이 나는 봄나물들은 모두 도움이 된다고 보시면 됩니다. 예를 들면 민들레, 달래, 머위, 두릅, 쑥 등입니다.
한의학에는 고미건위(苦味健胃)라는 말이 있습니다. 쓴맛이 위장을 튼튼하게 한다는 말입니다. 식물의 쓴맛 성분은 알칼로이드, 폴리페놀, 사포닌 등에 의한 맛입니다. 이들 성분은 식물들이 스스로를 해충 등으로부터 보호하게 만들어 놓은 성분인데요, 사람이 먹으면 소량에서는 생리기능을 활성화하면서 봄철 면역력도 높이죠. 만성적인 위염에도 도움이 됩니다. 그래서 생리 활성물질이라고도 부릅니다. 그러나 일부 쓴맛 성분은 심각한 독성 작용을 일으키기 때문에 잘 모른 상태에서는 아무 식물이나 봄나물로 섭취해서는 안 되겠습니다.독성이 심하지 않은 봄나물이라도 한번 데쳐서 먹는 것이 좋습니다. 끓는 물에 한두 번 데쳐내면 강한 독성은 줄어들고 나물의 식감도 부드럽게 할 수 있습니다. 그렇다고 유효성분은 충분하게 남아 있으니 크게 걱정하지 않아도 되겠습니다. 참고로 독성 제거를 위해서 데친 물은 버려야 하고(두릅, 시금치 등), 식감을 부드럽게 하기 위해서 데친 경우는 그 물도 다시 국물 등으로 재사용하셔도 됩니다(달래, 쑥 등).
다음으로 지압법입니다. 복통, 소화불량, 체기 등 위장장애가 나타났을 때 걱정이 됩니다. 증상이 반복되고 오래가는 경우에 위내시경도 해보지만 아무런 문제가 없다는 진단을 받죠. 이것을 기능성 위장장애라고 합니다. 보통 신경성 위장병이라고도 합니다. 일부에서 ‘담적병(痰積病)’이라고 하는 것도 모두 기능성 위장장애에 해당합니다. 소화제를 먹어봐도 그때뿐입니다. 그런 경우는 발등의 ‘함곡혈’을 지압해 보세요.
이제 아시겠죠? ‘이것’은 쓴맛 나물이고 ‘이곳’은 함곡혈입니다. 쓴맛 나물과 함곡혈 지압으로 봄철 건강하게 잘 지내시고 곧 다시 찾아뵙겠습니다. 지금까지 당신의 건강 주치의 한동하였습니다. 감사합니다.
한동하 한동하한의원 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