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자의 눈] 코로나 속 마스크 쓴 백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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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사태 이후 누구나 어떤 자리에서든 마스크를 쓸 수밖에 없다. 마스크를 쓰면 많은 어려움이 있지만, 또 다른 가슴 아픈 장면을 종종 볼 수 있었다. 여러 방송 등에서 볼 수 있는 마스크를 쓰고 있는 백댄서다. 화려한 무대에서 이들은 가수 못지않은 솜씨로 춤을 춘다. 노래도 살고 흥도 살고, 모두가 즐거워할 훌륭한 무대다. 하지만 가수를 제외하고 종종 백댄서들이 마스크를 쓰고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처음에는 방역 차원이라 그렇겠지 하며 별거 아닌 듯이 지나갔다. 하지만 이들을 지켜보는 부모와 가족의 마음은 어떨까 하는 생각에 마음이 짠해온다. 이들은 누군가의 자식이자 가족이고, 친구일 것이며 혹은 누군가의 톱스타일 것이다.한동작 한동작은 볼 수 있다고 하더라도 표정 하나하나 보지 못하니 이 또한 아쉬움이 크리라. 본인 개인적으로도 아쉬움이 클 것이다. 백댄서를 하기 위해 더없이 노력하고, 이러한 모습을 많은 사람에게 보여주고 싶을 터인데 마스크 속에 가려진 자신의 모습은 남들은커녕 자신마저 인지하기 어렵고 생소할 것이다. 부모들은 자식을 주변에 자랑하고 싶지만 막상 자랑하려 해도 얼굴을 제대로 볼 수 없으니 알리기도 어렵고, 부모도 자기 자식인 것을 알아차리기가 쉽지 않을 수 있다.

하지만 코로나 팬데믹 상황에서 마스크의 중요성은 다시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으니…. 이러한 상황을 진퇴양난이요, 딜레마라 하지 않는가 싶다. 마스크를 쓴 백댄서를 통해 슈퍼스타 또는 무대의 중요한 사람을 부각하는 것은 중요한 일이고 방역상 필요한 일이다. 그저 마스크 쓴 백댄서를 응원하는 부모와 가족, 소소한 팬들의 아쉬운 마음을 생각하니 가슴이 아파 눈물만 핑 돌뿐이다.

빨리 이 같은 상황이 끝나 그들이 얼굴을 편하게 대중에게 보여줄 수 있는 날이 오기만을 학수고대한다.

조기웅 전북대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