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에세이] 교육 그리고 데이터에 대한 단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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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훈 뱅크샐러드 대표·4차산업혁명위 데이터특위원 taehoon@rainist.com금융 마이데이터 회사를 운영하다 보니 데이터가 사람들의 문제를 어떻게 해결해 줄 수 있는지에 대한 고민을 많이 한다. 마이데이터를 갓 시작한 금융 마이데이터 업권에서 가장 많이 나오는 키워드는 ‘개인 맞춤’과 ‘설계’인데 이런 키워드가 가장 중요하게 강조되던 분야가 어디일까. 단연코 ‘교육’이라는 생각이 든다.
어릴 때부터 부모님이면 부모님, 학교면 학교 등 개인의 진로와 적성에 맞는 개인 맞춤형 교육 설계라는 단어는 모든 사람이 강조했던 것 같다. 하지만 돌이켜보면 ‘개인 맞춤형 교육 설계’의 경험이 있었는지 기억하기 어렵다. 나의 진로는 매년 작성되는 생활기록부 몇 줄, 수능 성적에 맞는 학교와 전공 등에 따라 정해졌다. 경쟁, 시장 전망 이런 것도 중요한 기준이었다. 진로와 적성을 설계하는 더 다양한 기준과 많은 선택지가 있다면 후배들에게 매우 다행스러운 일일 것 같다.잘하는 것과 좋아하는 것을 찾아내는 일은 생각보다 쉽다. 잘하는 것은 내가 어떤 분야에서 노력 대비 다른 사람에 비해 얼마나 성과가 있는지와 어떤 분야에서 성장 속도가 빠른지, 좋아하는 것은 내가 시키지 않아도 하는 것이 무엇인지와 자발적으로 시간을 가장 많이 쏟는 것이 무엇인지, 그 어떤 관찰자보다도 나의 데이터가 가장 정확하게 알려줄 수 있다.
돌이켜보면 이런 데이터는 내가 노력만 했다면 충분히 쌓을 수 있었을 것이다. 데이터를 바탕으로 나를 분석하고 또 고민하면서 개선을 위한 여러 시도도 해봤을 것이다. 나와 비슷한 경로를 따랐던 많은 사람 중 각각 다른 선택지를 택한 다양한 사람이 지금 몇 년이 지나서 어떤 삶을 살고 있고, 어떤 일을 선택했는지 참고해 보고 싶기도 하다.
코로나19 환경으로 비대면으로 이뤄지는 교육이 주가 되고 교육 이외의 관심사도 다 디지털 서비스로 이뤄지는 세상이다. 이런 과정에서 쌓이는 진로와 적성 데이터를 통해 학생들은 자신을 메타인지하거나 번거롭게 기록하지 않아도 될 수 있게 됐다.교육 마이데이터는 교육이라는 끝이 없는 여정에서 발생한 학생, 즉 정보주체들의 데이터 활용을 통해 학생을 진로와 적성이라는 여정의 진짜 주인공이 되게 한다. 또 스스로의 선택과 여정을 잘 찾아가도록 돕는 기술과 서비스를 진흥시키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이 될 수 있다.
물론 금융에서 그랬듯 이런 데이터 개방에 대해 보안 및 민감성 우려 등 신중론도 있다. 하지만 이런 우려로 데이터를 활용하지 않는 것보다는 데이터의 활용성과 안전도를 높일 기술을 개발하는 고민을 하는 것이 더 생산적이지 않을까. 언제나 그랬듯 우리는 반드시 안전함과 새로운 시도 속에서 과거보다 더 효과적인 새로운 답을 찾을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