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촌 외국인근로자 7500명 비자 연장…농번기 인력난 풀릴까

체류기간이 만료돼 한국을 떠나야하는 7600여명의 농촌 외국인 근로자의 비자가 50일~1년간 연장된다. 코로나19로 인력 수급이 여의치 않아 농가에서 농번기 인력난을 우려한 데 따른 조치다.

농림축산식품부와 고용노동부, 법무부 등 관계부처는 제33차 외국인력정책위원회를 열고 올해 4월 13일부터 12월 31일까지 기간이 만료되는 농축산업 분야 외국인 근로자(E-9 비자)에 대한 체류·취업활동 기간 연장을 결정했다. 농식품부에 따르면 이번 조치로 체류가 연장되는 인력은 약 5315명이다.이와 함께 4월부터 본격적으로 인력 수요가 증가하는 농번기 일손 부족을 최소화하기 위해 지난해 1년간 연장조치를 받았던 외국인 근로자 중 4월 13일부터 6월 30일에 기간이 만료되는 2375명은 취업활동 기간이 50일 연장된다.

정부는 앞서 지난해 코로나19로 인해 외국인 출입국이 사실상 불가능해지자 만료 예정 외국인 근로자의 E-9 비자를 1년 연장해줬다. 원칙적으로는 기존에 1년 연장조치를 받은 외국인 근로자는 고용허가제의 단기순환 원칙에 따라 추가 연장 없이 출국해야하지만, 코로나19 상황이 올해 상반기까지 지속될 가능성이 있고, 농번기가 도래함에 따라 농촌의 일손 부족이 우려되는 점을 고려해 규정에서 허용하는 범위에서 추가 연장을 추진한 것이다.

두가지 조치로 인해 총 7690명의 인력이 농번기에 계속 일할 수 있게 된 것이라고 농식품부는 설명했다. 올들어서는 외국인 출입국 제한 조치가 풀리면서 신규 인력 수급도 원활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올들어 지난 18일까지 입국인원은 1034명으로, 작년 연간 전체 입국인원(1841명)의 절반을 넘었다. 이로 인해 고용허가제 외국인 근로자 근무 전체 인원은 2021년 1만7781명에서 지난 2월 기준 1만8021명으로 늘었다.

농번기 등 농업인력 수요가 집중되는 기간에 3~5개월간 고용할 수 있는 외국인 계절근로자도 86개 지자체에 1만1472명이 배정됐다. 본격적인 영농철을 맞는 4월부터 순차적으로 입국할 예정이다.

이덕민 농식품부 경영인력과장은 “지난해보다 확대되는 외국인력 공급과 함께 농촌인력중개센터, 체류형 영농작업반 운영 등 국내 인력공급 지원을 확대하는 한편, 인력수급 현장 모니터링을 대폭 강화해 농번기 인력수급에 빈틈없이 대응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강진규 기자 jose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