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민정 "강북 시민 출근 늦어도 양해를" 시민들 "무슨 권리로"

이준석, 전장연 출퇴근 시간 지하철 시위 비판
고민정 "4호선 3호선 이용 출근자 지각 양해를"

고민정 더불어민주당 의원 / 사진=연합뉴스

고민정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전장연)의 출퇴근 시간대 지하철 시위를 비판하며 "하루에 14만명이 환승하는 충무로역을 마비시켜서 X자 노선인 3, 4호선 상하행선을 모두 마비시키려는 목적"이라고 주장하자 "저급하다"고 말했다.

고 의원은 28일 페이스북에 글을 통해 "(시위 노선을) 굳이 ‘서민주거지역’이라고 쓴 저급한 의도가 너무 뻔히 보인다. 대꾸할 가치도 없다"면서 이같이 밝혔다.

고 의원은 "서울시에 있는 공공기관과 기업은 4호선 노원, 도봉, 강북, 성북 주민과 3호선 고양 은평 서대문 등에 살고 계신 분들의 출근이 조금 늦어도 양해를 해주길 부탁한다"고 전했다.

고 의원 페이스북에는 "출근은 생계와 직결되는데 늦어도 이해하라니", "고 의원이 무슨 권리로 일반 시민들의 피해를 양해하라 마라냐", "자기 일 아니라고 출근 좀 늦어져도 이해하라고 쉽게 말하나" 등 비판적인 목소리의 댓글이 달렸다. 반면 "편 가르기 정치를 혐오한다", "약자에 대해 배려를 하기 위해 대다수 시민이 불편을 감수해야 한다"는 옹호 목소리도 눈에 띄었다.

지하철 탑승하는 장애인 이동권 보장 시위대 (사진=연합뉴스)

지하철 탑승하는 장애인 이동권 보장 시위대 (사진=연합뉴스)

이 대표는 전날 페이스북에 "내일(28일)도 결국 (시위를) 한다고 한다"며 "2호선은 후폭풍이 두려워 못 건드리고 3호선, 4호선 위주로 지속하는 이유는 결국 하루에 14만명이 환승하는 충무로역을 마비시켜서 X자 노선인 3, 4호선 상하행선을 모두 마비시키려는 목적이다"라고 썼다.

이어 "결국 불편을 주고자 하는 대상은 4호선 노원 도봉 강북 성북 주민과 3호선 고양 은평 서대문 등의 서민주거지역"이라며 "최근 유가도 많이 올라서 통근 거리가 멀어도 자차를 포기해야 하고 멀어서 지하철 외에는 방법이 없는 분들이 많은데 월요일 아침에 '버스 타고 가면 된다'고 일갈할지 궁금하다"고 적었다. 이 대표는 현재 노원구 상계동 주민이다.

이 대표는 앞서 전장연의 시위 방식을 비판하는 글을 잇달아 게시하며 고 의원과 대립해 왔다.

이 대표는 "고 의원이 고민하다가 전장연이 지하철 출퇴근하는 시민들을 볼모 삼는 것을 옹호하는 것 같다"며 "이재명 시장에게 말씀하세요. 이재명은 합니다"라고 비꼬았다.

그러면서 이재명 전 경기지사가 2016년 11월 성남시장 시절 당시 장애인 콜택시 요금 인상에 반대하는 장애인단체 대표를 청사에서 내보내라고 지시하는 동영상 및 보도 내용을 공유했다.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 (사진=연합뉴스)

이 대표는 27일 페이스북에 "전장연은 독선을 버려야 하고 자신들이 제시하는 대안을 받아들이지 않으면 서울시민을 볼모 삼아 무리한 요구를 할 수 있다는 아집을 버려야 한다"고 적었다.

이어 "'불특정한 최대 다수의 불편이 특별한 우리에 대한 관심'이라는 투쟁방식을 용인한다면 우리 사회의 질서는 무너진다"라며 "억울함과 관심을 호소하는 많은 사람이 모두 지하철을 점거해서 '최대 다수의 불편'에 의존하는 사회가 문명인가"라고 반문했다.

전장연 등 장애인단체 회원들은 28일 오전 서울 경복궁역 3호선 승강장에서 장애인 이동권 보장·장애인 권리예산 반영을 요구하며 출근 시간대 지하철 시위를 진행했다.

이미나 한경닷컴 기자 help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