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영실 칼럼] 아카데미 빛낸 윤여정 VS 주먹 휘두른 윌스미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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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경닷컴 더 라이피스트
모던한 블랙 롱드레스와 파란리본으로 아카데미 시상식에 오른 멋쟁이 배우 윤여정
지난해 영화 ‘미나리’로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한국 배우 최초로 여우조연상을 수상한 윤여정은 올해 남우조연상 시상을 맡아 2년 연속 아카데미 무대에 올랐다. 미국 로스앤젤레스(LA)에서 진행된 제94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시상자로 나선 윤여정의 드레스코드는 모던한 블랙 롱드레스에 블랙 구두였다. 특히 왼쪽 가슴 위쪽에 달린 ‘파란 리본’이돋보였는데 이는 유엔난민기구(UNHCR)에서 진행하는 캠페인 ‘#WithRefugees’(난민과 함께)의 문구가 적힌 리본이었다.
재치있는 스몰토크로 분위기를 압도한 그녀의 센스
배우 윤여정은 시상에 앞서 재치있는 스몰토크로 분위기를 부드럽게 만들었다. “할리우드에 다시 오게 돼 기뻐요. 어머니가 제게 ‘네가 심은 대로 거둔다’는 말씀을 하셨는데 그 말을 들었어야 했어요”라고 했다. 이어서 “작년에 여우조연상을 받았을 때 사람들이 제 이름을 제대로 발음하지 못하는 걸 보고 한소리 했었는데 죄송해요. 올해 후보자들의 이름을 보니 발음하기가 쉽지 않네요. 발음 실수에 대해 미리 사과 말씀드립니다”라고 센스있는 입담을 보여 역시 다르다는 반응을 끌어냈다.
청각 장애를 가진 배우의 수상에 수어로 호명하는 배려
배우 윤여정은 특히 이날 청각 장애인 배우 트로이 코처의 남우조연상 수상에 수어로 그를 호명했다, 그리고 그가 수상 소감을 수어로 전할 수 있도록 옆에서 트로피를 대신 받아 들어주는 매너를 보여주었다. 수상자 코처가 수상소감을 말하는 동안 함께 축하해주는 그녀의 모습이 보기 좋았다. 애플 TV 오리지널 시리즈 ‘파친코’로 다시 돌아온 그녀의 연기가 벌써부터 기대된다.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뺨을 때린 윌스미스
반면에 할리우드 배우 윌 스미스는 제94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코미디언 크리스 록의 뺨을 때려서 시청자들의 눈을 의심하게 만들었다. 코미디언 록은 최근 삭발을 한 스미스의 아내 제이다 핑켓 스미스를 언급하며 “지.아이.제인 속편을 기대하고 있다”고 선을 넘은 지나친 농담을 했다. 언론에 따르면 윌 스미스의 아내는 2018년 탈모 진단을 받았고, 이후 삭발한 헤어스타일을 유지하고 있다. 영화 ‘지.아이.제인’은 주연배우 데미 무어가 실제 삭발한 장면으로도 유명하다. 그 농담을 듣자 윌 스미스는 자리에서 일어나 록에게 성큼성큼 다가가더니 갑자기 뺨을 세차게 내리쳤다. 그러면서 “당신의 입에서 내 아내의 이름이 나오지 않게 하라”며 욕설을 섞어가며 소리쳤다. 코미디언은 농담이었다고 했지만 윌 스미스는 흥분을 멈추지 못했다.
영화 ‘킹 리처드’로 아카데미 남우주연상을 수상한 윌 스미스
이 해프닝이 생긴 이후 윌 스미스는 영화 ‘킹 리처드’로 생애 첫 아카데미 남우주연상을 받았다. 그는 눈물을 흘리며 너무나 감동적이고 벅차다라라는 소감을 밝혔다. ‘킹 리처드’는 비너스·세레나 윌리엄스 자매를 테니스 여제로 길러낸 아버지 리처드 윌리엄스의 전기 영화로, 스미스는 이 작품에서 리처드 윌리엄스를 연기했고 연기성을 인정받아 전 세계인이 보는 가운데 수상을 했다. 하지만 영예로워야 할 수상 순간은 윌 스미스의 폭행으로 빛이 바랬다.
빛바랜 브랜드이미지평판 복구 위해서는 터닝포인트가 필요
윌 스미스는 자신의 마음을 잘 다스리지 못하고 아카데미 시상식 무대위에서 자신이 했던 순간적인 실수에 대해 사과를 했다. “저는 우리가 하는 일을 알고 있다”며 “사람들이 당신에게 무례하고 굴어도 웃어야 하며 아무렇지도 않은 척해야 한다”고 했다. 이어서 “아카데미 측과 모든 동료들, 후보분들께 사과하고 싶다”며 앞선 자신의 행동에 사과했다. 마무리 소감에서는 “아카데미가 내년에도 나를 초대해 주기를 바란다”고 가벼운 농담을 건네며 자신의 실수를 무마하고자 노력하는 듯 했다. 지금까지 재치를 겸비한 젠틀함으로 세계인들에게 사랑을 받아온 만큼 지나친 농담이기에 시청자로서도 너무 화가 나기는 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윌스미스의 오스카 시상식에서의 욕설과 폭행은 충격이 크다. 명성과 성과를 통해 만들어진 평판이 이미지와 더해져 브랜드를 만든다. 윌스미스의 브랜드가 형성되기까지 수많은 노력이 담겼을 터 이번 실수로 바랜 이미지를 복구하기 위해서는 커다란 터닝포인트가 필요해보인다.
<한경닷컴 The Lifeist> 퍼스널이미지브랜딩LAB & PSPA 박영실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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