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이익 1위 기업 '지각변동'…도요타·알리바바 미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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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년새 17개 업종 중 11개 변동코로나19가 세계적으로 확산한 지난 2년 동안 업종별로 수익성이 가장 뛰어난 세계 기업의 면면이 크게 변한 것으로 나타났다. 순이익 1위 기업이 바뀐 업종이 전체의 3분의 2에 달했다.28일 니혼게이자이신문이 세계 상장기업 2만2000여 곳의 2019년과 2021년(일본 기업은 회계연도 기준) 순이익을 비교한 결과 17개 업종 가운데 11개 업종에서 1위 기업이 뒤바뀌었다. 12개 업종에서 1위 기업이 변경된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가장 큰 변화다. 정보통신, 자동차, 물류, 소매, 화학, 기계, 의약, 생활용품, 서비스, 건설·부동산, 종합상사 등의 업종에서 순이익 1위 기업이 바뀌었다.
구글·MS 각 1·2위…자리 교환
10위였던 獨벤츠, 단숨에 1위
해운사, 물류 톱10서 7개 싹쓸이
덴마크 머스크社, 588위→1위
◆보복소비·공급 제약 대처가 좌우
코로나19 이후 급변한 소비 패턴에 시의적절하게 대응했는지에 따라 기업별로 순익의 변화가 컸다는 분석이다. 반도체를 비롯한 부품 부족과 원자재값 상승 등 공급 측면의 제약을 제대로 극복했는지에 따라서도 순위가 요동쳤다고 이 신문은 전했다.정보통신 업종에서는 2021년 구글이 760억달러(약 93조1152억원)의 순익을 올려 마이크로소프트(612억달러)를 제치고 1위에 올랐다. 2년 전에는 마이크로소프트가 1위, 구글이 2위였다. 구글은 세계 시장 점유율이 30%에 달하는 인터넷 광고시장을 기반으로 2년 만에 순익을 두 배 가까이 늘렸다.
자동차 업종에서는 2019년 10위이던 독일 메르세데스벤츠그룹이 276억달러의 순익을 올려 도요타자동차(210억달러)를 밀어내고 1위에 등극했다. 벤츠와 도요타의 명암을 가른 것은 코로나19 이후 명품 수요를 급증시킨 ‘보복소비’와 반도체 부족 현상이었다.메르세데스벤츠는 2020년을 전후해 고급 차종에 주력하는 방향으로 경영전략을 바꿨다. 세계적인 반도체 부족 현상이 장기화하자 확보해 둔 반도체를 이익률이 큰 고급차에 집중 투입했다. 그 결과 메르세데스벤츠가 자동차 한 대를 팔 때 벌어들이는 이익은 도요타의 두 배에 달한다. 순익이 1년 만에 여섯 배 늘어난 것은 이처럼 시장 변화에 맞춰 전략을 적절하게 바꾼 덕분으로 평가된다.
순익 급증으로 지난달 중순 메르세데스벤츠 주가는 2015년 3월 상장(IPO)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2019년 말부터 이달 25일까지 이 회사의 주가 상승률은 53%로 도요타(42%)를 웃돌았다. 도요타가 자동차 업종 1위 자리를 내주면서 일본 기업이 1위를 차지한 업종은 종합상사 한 곳뿐이었다.
◆올해도 순위 크게 달라질 듯
물류대란이 벌어진 물류업계에서는 코로나19 이전 순익이 업계 588위이던 덴마크 해운사 AP묄러-머스크(179억달러)가 1위에 오르는 이변이 일어났다. 1위이던 미국 철도회사 유니언퍼시픽철도(65억달러)는 8위로 밀렸다. 물류 업종 톱10 가운데 일곱 곳이 해운사였다. 컨테이너선 운임이 급등한 영향으로 해운사의 이익이 크게 늘었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소매판매 업종에서는 미국 아마존닷컴(333억달러)이 중국 알리바바(137억달러)를 밀어내고 1위에 올랐다. 아마존은 인터넷 판매뿐 아니라 기업용 클라우드 서비스 이용자가 늘어난 것이 이익을 크게 늘린 요인으로 분석됐다. 1~2위의 격차가 확대된 업종도 있었다. 전자 업종에서 1위 애플과 2위 삼성전자의 순익 차이는 세 배 가까이 벌어졌다.2021년 세계 상장기업의 전체 순이익은 5조8000억달러로 추정됐다. 순익이 코로나19 이전 수준을 회복한 기업은 60%에 그쳤고, 업종과 기업에 따라 차이가 큰 것으로 나타났다. 코로나19 장기화와 원재료 가격 상승은 올해도 계속될 것으로 전망됐다. 이 때문에 “기업의 혁신과 대응 전략에 따라 순위가 또다시 바뀔 가능성이 있다”고 이 신문은 전망했다.
도쿄=정영효 특파원 hug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