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책 입안단계부터 다양한 아이디어 반영" 경제계 기대감

개인자격 한두명 참여하기보다
경제계 싱크탱크들이 움직여야
경제계가 민관합동위원회에 민간기업 전·현직 최고경영자(CEO)들을 중용한다는 대통령직인수위원회의 방침에 환영의 뜻을 밝혔다. 이 같은 인수위의 발표를 정책 입안 단계에서부터 기업의 목소리를 듣겠다는 선언으로 받아들인 것이다.

한 경제단체 관계자는 28일 “지금까지는 정부가 정책의 방향을 결정한 후 간담회 형식으로 경제계의 의견을 들었다”며 “이미 정책의 큰 줄기가 결정된 뒤다 보니 기업의 목소리를 정책에 반영하는 데 한계가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민관합동위가 제 기능을 하게 되면 정책 입안 단계부터 경제인들의 아이디어를 반영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또 다른 경제계 관계자는 “경제단체 대관 업무의 틀이 바뀔 수 있는 조치”라며 “민관합동위를 공략하기 위한 경제계 싱크탱크들의 경쟁이 치열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민관합동위의 방침은 최태원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이 평소 주장하는 것과 맥을 같이한다. 최 회장은 지난 23일 취임 1년 간담회에서 “과거에는 정부가 정책을 정하고 그 중간에 민간의 의견을 수렴했지만 이제 정책을 만들 때 공동으로 같이하는 게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날 간담회에서 규제의 존재 이유부터 폐기 가능성까지 민관이 협력해 여러 데이터를 분석할 것을 제안하기도 했다. 최 회장은 “규제개혁과 관련해선 ‘그 일은 하지 말라’는 게 아니라 ‘그 일을 잘하면 무엇인가 줄게’라고 생각해야 한다”며 “예컨대 탄소중립의 경우 탄소를 자발적으로 많이 줄이는 쪽에 뭔가를 (인센티브를) 준다고 생각하면 탄소를 줄일 확률이 더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

민관합동위가 더욱 효율적으로 작동하려면 경제단체를 적극적으로 활용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개인 자격의 전·현직 CEO 한두 명이 가세하는 것만으론 관료 사회 분위기를 바꾸기 힘들다는 이유에서다. 기업 경영에 여념이 없는 현직 CEO의 경우 민관합동위에 충분한 시간을 할애하기 힘들다는 주장도 나왔다.한 경제단체 부회장은 “큰 방향성을 결정하는 민관합동위엔 명망이 있는 전·현직 CEO를 기용하고 실무를 논의해야 하는 위원회엔 경제단체 전문가들을 활용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송형석 기자 clic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