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재 버텨내니 테슬라發 '봄바람'…2차전지주 반등 이어갈까

니켈 가격 안정 및 LG엔솔 수급 교란 마무리
“반도체 수급난 따른 생산차질 해소 기미 안 보여”
사진=게티이미지뱅크
2차전지 기업들의 주가가 상승세를 이어갈 수 있을지 주목된다. 미국 전기차기업 테슬라가 액면분할 기대감에 주가가 급등해 한국 2차전지 섹터에도 훈풍이 기대된다.

29일 오전 9시26분 현재 LG에너지솔루션은 전일 대비 6500원(1.49%) 오른 44만3000원에, 삼성SDI는 6000원(1.13%) 상승한 53만9000원에, SK이노베이션은 1000원(0.48%) 높은 21만1000원에 각각 거래되고 있다. 이차전지 소재주인 에코프로비엠(3.74%), 엘앤에프(4.35%), 천보(3.92%) 등도 강세다.간밤 뉴욕증시에서 테슬라가 주식 액면분할을 추진하는 데 따른 기대감에 8.03%나 급등한 1091.84달러를 기록한 영향으로 보인다. 이 회사는 미 증권거래위원회(SEC)에 제출한 공시서류에 연례 주주총회에서 주식분할을 요청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시장에서는 테슬라가 이번에는 주식을 6대1로 분할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앞서 테슬라는 2020년 8월31일 주식 액면가를 5대1로 분할한 뒤 주가가 2배 넘게 폭등한 바 있다.

이달 들어 테슬라 주가는 지난 14일(현지시간)의 766.37달러를 저점으로 가파르게 상승해 24일에는 1000달러선을 회복했다. 종가 기준으로 테슬라 주가가 1000달러를 넘어선 건 지난 1월18일 이후 두 달여만이다.

테슬라 주가와 동행하는 경향을 보이기도 하는 국내 2차전지 기업들의 주가도 이달 중순께부터 반등했다. LG에너지솔루션은 지난 15일(한국시간)의 35만9500원을 저점으로 전일(43만6500원)까지 21.42% 회복했다. 같은 기간 삼성SDI(9.45%), SK이노베이션(9.66%), 엘앤에프(17.45%), 에코프로비엠(14.70%), 천보(17.19%) 등도 크게 상승했다.이는 전기차 산업 확장에 악영향을 줄 가능성까지 거론될 정도로 급등했던 니켈 가격이 안정된 영향이 크다. 간밤 런던금속거래소(LME)에서는 니켈 가격이 톤(t)당 3만1580달러에 마감됐다. 거래가 정지된 지난 8일(현지시간)의 톤당 4만8201달러 대비 34.48% 하락한 수준이다.

니켈 가격은 우크라이나 전쟁의 여파로 상승세를 타기 시작한 뒤, 니켈을 공매도한 중국 칭산그룹의 숏스퀴즈로 지난 8일 톤당 10만달러를 돌파할 정도로 급등했다. 이에 LME는 일부 니켈 거래를 취소시킨 뒤 거래를 정지했다.

급등세를 넘어 진정됐지만, 간밤의 니켈 가격은 작년 종가인 톤당 2만925달러와 비교하면 50% 넘게 오른 수준이다. 주요 니켈 생산지인 러시아가 서방국가들로부터 잇따라 제재를 받으면서 이달 초부터 가격이 급등했다.국내에서는 LG에너지솔루션의 유가증권시장 상장에 따른 수급 교란이 공매도 포지션 구축을 끝으로 마무리돼가는 점이 2차전지 섹터의 반등에 힘을 보태고 있다. 이 회사는 지난 11일 코스피200지수에 편입되면서 공매도 거래가 개시됐다. 개시일에만 66만3690주의 공매도 거래가 이뤄지며 주가가 6.35% 급락했다. 이후로도 공매도 매물이 쏟아졌지만, 지난 21일 이후부터는 공매도 물량이 하루 10만주 이하를 유지하고 있다.

LG에너지솔루션에 대한 공매도 거래 개시 전에는 새로운 2차전지 섹터 대장주의 등장에 따른 수급 쏠림이 섹터 내 다른 기업들의 주가를 짓눌렀다. LG에너지솔루션의 상장 당일인 지난 1월27일 하루만에 삼성SDI는 6.16%, SK이노베이션은 7.11% 하락했다.

아직 매듭이 풀리지 않은 악재들도 있다. 차량용 반도체 수급난이 지속되는 데 더해 중국의 코로나19 재확산과 우크라이나 전쟁 여파로 인한 완성차업체들의 생산 차질 지속이 우려되고 있다.김현수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전쟁 리스크로 폭스바겐 독일 전기차 생산 공장 가동 중단이 다음달까지 연장되는 가운데, 기존 반도체 공급 부족도 아직 해소될 기미는 보이지 않는다”며 “종전 및 반도체 공급 부족 해소가 가시화되기 전까지는 전기차 생산 차질 이슈에서 상대적으로 자유로운 테슬라 관련 소재주에 대한 우선적으로 접근하라”고 권했다.

한경우 한경닷컴 기자 cas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