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초콜릿 먹고 '실명' 상태…러시아 재벌, 의문의 독극물 중독

로만 아브라모비치, 독극물 중독 증세
몇 시간 동안 실명 상태 지속
유럽 매체 "경고 목적으로 보인다"
독극물 중독 의심 증상 보인 아브라모비치. / 사진=연합뉴스
첼시 구단주이자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평화 협상을 적극 지원하는 러시아 재벌 로만 아브라모비치가 독극물 중독 의심 증세를 겪었다.

28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과 영국 BBC는 지난 3일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에서 회담을 가진 직후 아브라모비치와 최소 2명의 우크라이나 협상단원이 독극물 중독 증세를 보였다고 보도했다.WSJ는 "아브라모비치와 우크라이나 관료 2명에게서 공통으로 눈 충혈과 통증, 그리고 피부가 벗겨지는 증상이 나타났다"며 "아브라모비치는 몇 시간 동안 실명 상태가 지속됐다고" 말했다.

이들은 중독 의심 증상이 나타나기 전에 물과 초콜릿을 먹었으며 중독 증세를 보인 아브라모비치는 회의를 마치고 키이우의 한 아파트로 이동한 뒤 회복했다.

정상으로 회복된 아브라모비치는 다음날 르비우를 거쳐 폴란드와 이스탄불까지 이동하며 회담을 소화했다.일각에서는 아브라모비치가 전쟁이 시작된 이후 모스크바와 키이우를 여러 차례 오가며 러시아의 침공을 멈추기 위한 시도를 계속해 위협한 것이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됐다.

유럽 온라인 탐사보도 매체 벨링캣의 크리스토 그로체프는 "중독 증상이 강하지 않은 거로 보아 이번 공격은 살해가 아닌 경고의 목적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한편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측근이기도 한 아브라모비치는 전쟁 발발 직후 평화협상에 적극적으로 관여해 왔다.그는 최근 러시아군이 맹공을 퍼붓고 있는 항구도시 마리우폴 시민들의 안전 대피 등의 문제 해결을 위해 나서고 있다.

김현덕 한경닷컴 기자 khd9987@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