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제재에 '휘청' 화웨이, 19년 만에 역성장…매출 28.6%↓

사진=EPA
중국 통신장비 업체 화웨이의 연간 매출이 19년 만에 처음으로 감소했다. 미국의 고강도 제재로 스마트폰, PC 등 소비자 제품 판매 부진 영향이 컸던 것으로 파악된다.

29일 차이신 등에 따르면 화웨이는 전날 오후 광둥성 선전 본사에서 열린 실적 발표회에서 2021년 매출이 전년 대비 28.6% 감소한 6368억 위안(약 122조원)이라고 밝혔다. 화웨이의 매출이 줄어든 것은 2002년 이후 19년 만에 처음이다.지난해 화웨이의 소비자 제품 부문 매출은 49.6% 감소했다. 이동통신 중계기를 포함한 통신 운영 부문의 7% 감소에 그쳤다.
멍완저우 중국 화웨이 그룹 부회장(왼쪽)이 28일 궈핑그룹 순환회장과 함께 광둥성 선정에서 열린 2021 연례 보고서 발표회에 참석하고 있다. 멍완저우 부회장은 캐나다에서 3년 가까이 가택 연금돼 있다가 지난해 9월 석방돼 귀국한 바 있다. /사진=연합뉴스
미국 정부는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재임 시절인 2019년부터 화웨이의 공급망 마비를 겨냥한 제재를 가동하기 시작했다. 2020년 9월에는 반도체 분야를 포함해 제재 수위가 높아졌다. 미국의 강력한 제재로 화웨이는 핵심 반도체 부품을 구하지 못해 주력 사업인 스마트폰 사업과 통신장비 사업에 큰 타격이 불가피했다. 중국에서도 일부 '애국 소비' 수요가 있었지만 부품을 제대로 구하지 못해 공급을 원할하게 못했다.

다만 매출 역성장에도 화웨이의 작년 수익성은 개선됐다. 화웨이의 작년 순이익은 1137억 위안(약 21조7000억원)으로 전년보다 75.9% 증가했다.그러나 작년 순이익 중 절반이 넘는 574억 위안이 중저가 스마트폰 브랜드 아너 등 일부 사업 부문 매각에 따른 것이어서 수익성 급증이 일회성에 그칠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신현보 한경닷컴 기자 greaterfoo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