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 '로이힐 파트너' 행콕과 수소환원제철 원료 생산 나선다

29일 HBI 생산 위한 HOA 체결
HBI, 수소 생산 등에 공동 투자
상세 타당성 조사 거쳐 연내 투자 결정
신설 전기로 등에 쓰일 저탄소 원료
수소환원제철 이행 위한 준비 단계

포스코가 핸콕과 함께 개발한 호주 초대형 철광석 광산 로이힐. 포스코 제공

포스코가 호주 광산기업 핸콕과 철광석 광산 개발에 이어 저탄소 철강 원료 생산도 공동 추진한다. 무탄소 제철 공법인 수소환원제철로 이행하기 위한 기반을 마련하는 행보다.

포스코는 29일 호주 퍼스에 있는 핸콕 본사에서 저탄소 HBI(Hot Briquetted Iron) 생산 프로젝트의 사업 타당성 조사를 위한 주요조건합의서(HOA)를 체결했다. 작년 7월 업무협약(MOU)을 맺고 예비 타당성 조사를 진행한 데 이어 사업이 진전됐다.

이번 합의서 체결을 통해 두 회사는 △HBI 공장 신설 △철광석 광산 개발 △수소 생산을 위한 파일럿 설비 투자 등을 함께 추진하기로 했다. 상세 타당성 조사 등을 거쳐 연내 투자 여부를 결정할 계획이다.

HBI는 천연가스를 활용해 철광석에서 산소를 제거, 순수 철성분만 뽑아낸 가공 원료다. 이미 산소가 분리돼있어 석탄(탄소)을 태워 산소를 분리시키는 용광로가 아닌, 전기열로 쇳물을 녹이는 전기로에 투입이 가능하다.

포스코는 지난해 핸콕과 2010년 공동 투자해 만든 초대형 철광산인 로이힐 인근에 연산 200만t 규모의 HBI 생산 공장을 구축한다는 계획을 밝힌 바 있다. 2027년까지 연산 200만t 이상의 쇳물 생산이 가능한 전기로 2기를 새로 설립한다는 계획도 내놨다.

포스코와 핸콕이 저탄소 HBI 생산 프로젝트의 사업 타당성 조사를 위한 HoA 체결 후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개리 코테 핸콕 CEO, 이주태 포스코 구매투자본부장, 태드 와트로바 핸콕 사내이사. 포스코 제공

이번 합의서를 통해 양사는 수소 생산 프로젝트도 공동 추진하기로 했다. 포스코 관계사 포스코인터내셔널은 최근 핸콕과 공동으로 호주 천연가스 생산·개발업체 세넥스에너지를 인수하기도 했다.

HBI를 만들기 위한 환원제로 천연가스가 아닌 수소를 사용하고, 이를 전기로로 녹여 쇳물을 만드는 것이 수소환원제철이다. 단기적으론 천연가스를 활용해 HBI 생산 인프라를 구축하는데 주력하고, 중장기적으론 수소를 활용한 수소환원제철을 구현하겠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포스코는 핸콕과 향후 저탄소 원료, 에너지, 니켈·리튬 등 다양한 분야에서 전략적 협력을 이어갈 계획이다. 이주태 포스코 구매투자본부장은 “자원개발 역량을 확보한 핸콕과 함께 이번 기회를 통해 저탄소 철강원료 생산 추진을 검토하고 새로운 철강 시대를 선도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황정환 기자 j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