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마젠 “올해 DTC·마이크로바이옴 분석 사업 본격화”

라이언 김 대표 인터뷰
“올해는 핵심 사업인 유전체 분석 서비스에서 성장세를 이어가면서, 본격적으로 소비자 직접 의뢰(DTC) 유전자 검사, 장내 미생물(마이크로바이옴) 분석 등으로 사업 영역을 확장하겠습니다.”

라이언 김 소마젠 대표는 28일 화상 인터뷰를 통해 “올 1분기까지 매출이 작년 같은 기간에 비해 20% 이상의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며 “2022년은 전년 대비 30% 이상의 매출 성장이 목표”라고 말했다. 소마젠은 2004년 마크로젠의 미국 자회사로 설립됐다. 2020년 한국 코스닥 시장에 상장한 외국기업 기술특례상장 1호 기업이다. 현재는 마크로젠의 관계사로, 마크로젠이 지분 37.5%를 보유한 최대주주다.

소마젠은 기업간거래(B2B)를 통해 유전체 분석(시퀀싱)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지난해 2492만달러(약 285억원)의 매출을 냈다. 달러 기준으로 전년 대비 54.7% 증가했다. 사상 최대 매출이다.

매출의 94%를 차지하는 핵심 사업은 1세대 유전체 분석법인 생어(Sanger) 방식의 염기서열 분석(CES) 서비스와 차세대염기서열분석(NGS) 서비스다. 소마젠은 베리앤틱스와 에드메라 헬스, 존스홉킨스 의대와 산하 리버뇌발달연구소(LIBD)에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모더나, 미국국립보건원(NIH), 미 국방성 등도 주요 고객이다.지난해 CES와 NGS 매출은 각각 329만달러와 2030만달러였다. 2020년 대비 16.3%와 55.6% 늘었다. 미국에서 소마젠의 시장점유율(MS)은 5%로 추정 중이다. 현재 미국 동부 지역을 중심으로 사업이 이뤄지고 있다. 올해는 서부 지역에 현지 사무소를 개소해 사업을 확장한다는 계획이다.

소마젠이 유전체 분석에서 가진 강점 중 하나는 미국 메릴랜드에 소재한 본사가 2014년과 2017년에 미국 실험표준인증연구실(CLIA LAB, 클리아랩) 인증과 미국병리학회(CAP) 인증을 받았다는 것이다. 2019년에는 버지니아주에도 추가적으로 클리아랩의 운영을 시작했다.

클리아랩과 CAP 인증을 받은 실험실에서만 유전체 분석 및 임상진단 서비스를 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김 대표는 “CLIA와 CAP 인증은 미국의 임상시장 진입의 필수 요건이자 최대 장벽이 될 수 있다“며 ”소마젠은 이 인증을 바탕으로 기존 핵심사업인 NGS 사업을 확장하면서, DTC 및 임상진단 서비스 사업으로의 확장을 위한 준비를 마쳤다“고 강조했다.

단일세포·단백질체로 분석 사업 확장

올해부터는 NGS 시장에서 주목받고 있는 단일세포(싱글셀)와 단백질체(프로테오믹스) 분석 서비스 매출도 본격화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소마젠은 지난해 하반기에 싱글셀 시퀀싱 플랫폼 기업인 '10X 제노믹스'의 ‘10X Chromium’을 도입했다. 북미에서 유일하게 ‘10X Chromium 3 scRNA-Seq’ 서비스와 ‘10X Chromium ATAC-Seq’ 서비스에 대한 공식 제공업체로 인증받았다.

작년 말에는 퍼킨엘머와 허니콤바이오테크놀로지가 공동으로 개발한 싱글셀 시퀀싱 플랫폼 ‘ HIVE scRNA-Seq’ 서비스를 도입했다. 2022년 본격적으로 서비스를 출시할 계획이다. 통상적인 NGS는 수만~수십만개 세포군이 모인 조직(Tissue) 단위에서 디옥시리보핵산(DNA) 또는 리보핵산(RNA)을 추출해 염기서열을 분석한다. 반면 싱글셀 분석은 세포분리기를 이용해 단일세포 단위로 나눈 후 각각의 단일세포에 대한 염기서열을 분석한다. 분석된 각각의 세포를 유형별로 분류하면 조직 단위 염기서열 분석 대비 더욱 세밀한 정보를 얻을 수 있다. 기존에는 싱글셀 분석이 불가능했으나, 기술의 발달로 가능해지면서 최근 각광받고 있다.

김 대표는 “암 환자의 면역 세포와 암세포 유전자 등을 분석해 잠재적인 생체표지자(바이오마커)를 발굴하고, 약물 표적을 발견하는 등으로 활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프로테오믹스 분석을 위해서는 지난해 말 오링크 프로테오믹스와 협약을 맺고, 소마젠 본사에 관련 장비 설치를 마쳤다. 연초 오링크의 서비스 제공업체로 인증받아 서비스를 시작했다. 현재 오링크의 보스톤 본사 외에 북미에서 이 서비스를 제공하는 기업은 소마젠을 포함해 단 두 곳뿐이라고 했다.

프로테오믹스 분석은 유전자로부터 최종적으로 발현된 단백질을 분석한다. 질병에 특이적으로 발현하는 단백질을 바이오마커로, 질병의 유무를 판단한다. 김 대표는 “유전체 분석이 질병 발생의 위험도를 예측한다면, 단백질체는 실제 발현된 기능적 형질을 반영하기 때문에 질병에 대한 실시간 정보를 얻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여성 질환 대상 마이크로바이옴 서비스 출시…DTC 사업 본격화

소마젠은 유전체 분석 기술을 바탕으로, 일반인들에게 혜택을 줄 수 있는 상품도 개발했다. DTC 유전자 검사와 마이크로바이옴 분석 서비스다.

회사는 지난해 11월 일반 소비자를 대상으로 하는 가정용 DTC 유전체 및 마이크로바이옴 분석 서비스를 선보였다. ‘킨 헬스(Kean Health)’다. 김 대표는 “23앤드미(23andMe), 바이옴 등 경쟁사보다 높은 정확도와 해상도를 갖추면서도 더욱 포괄적이고 상세한 건강 정보를 제공한다”며 “경쟁 상품 대비 10~20% 저렴해 가격 경쟁력도 갖췄다”고 말했다.

올해는 성병(STI) 및 인유두종바이러스(HPV) 등 여성 질환을 확인할 수 있는 임상적(Clinical) 마이크로바이옴 분석 서비스도 출시할 계획이다. 이를 통해 킨 헬스 사업을 지속 확대하면서 매출에도 기여할 것으로 기대 중이다. 김 대표는 “지난 17년간 쌓아온 유전체 빅데이터와 유바이옴으로부터 인수한 여성 질환 데이터를 기반으로 다양한 질병 관련 진단과 피부, 건강식품 분야까지 확장성을 확보했다”며 “가정용 DTC 유전체 분석 서비스는 소마젠의 미래 먹거리를 책임지는 전략적인 상품이 될 것“이라고 했다.

김예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