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험 못 해본' 거래가뭄…서울 부동산거래 결국 1000건 밑으로

지난달 서울 아파트 거래량이 월기준 처음으로 1000건을 밑돈 것으로 집계됐다. 정권교체로 대대적인 규제완화가 기대되고 있지만, ‘국회 리스크’와 새 정부의 부동산정책에 대한 불확실성 등으로 눈치보기 장세가 이어지는 분위기다.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의 ‘다주택자 중과세 한시완화 공약’이 속도감있게 추진되기 전까진 당분간 지금과 같은 거래가뭄이 계속될 수 있다는 관측이다.

29일 서울 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2월 서울아파트 매매거래량은 이날 기준 790건으로 집계됐다. 거래 신고기한(계약후 30일) 만료까지 단 하루가 남은 것은 감안하면 1000건을 밑돌 가능성에 무게가 실린다. 2월 거래량은 지난해 2월(3841건)과 비교하면 5분의 1, 거래가뭄이 본격화하지 않았던 재작년 2월(8301건)과 비교하면 10분의 1토막 난 수준이다. 이 통계가 집계되기 시작한 2006년 이후 서울 아파트 거래량이 월별기준 1000건을 밑돈 적은 한 번도 없었다.

2015년만 해도 월평균 1만여건에 달했던 서울 아파트 거래량은 2018년 평균 6000건대, 지난해에는 3500건대로 줄어들었다. 누적된 공급부족과 그에 따른 집값 상승, 각종 다주택자 규제로 거래가 막히면서다.

거래가뭄은 올 들어 더 심화되는 분위기다. 월별 거래량은 지난해 11월 1362건으로 내려앉은 이후 12월 1128건, 올해 1월 1085건 등 3개월 연속 1000건대에 머물고 있다. 시장에서는 2월은 물론 3월 거래량도 1000건을 밑돌 가능성이 높다고 관측한다. 29일까지 신고된 3월 거래량은 총 479건이다. 국민은행이 조사하는 매매거래지수 역시 이달 2.2로 2월 2.6에서 더 떨어졌다. 이 지수는 전국 공인중개사 설문을 통해 거래 활성화 정도를 파악하는 것으로, 대부분의 공인중개사들이 거래가 없다고 답한 것이다. 지난해 초에는 이 지수가 20.0내외였다.

이유정 기자 yj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