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월마트 일부 매장 "담배 안 팔아요"

정부 보건 규제 강화에 부담
알트리아·필립모리스 주가 뚝
사진=AFP
미국 최대 유통기업 월마트가 캘리포니아 등의 점포에서 담배 판매를 중단하기로 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월마트 임원진이 지난 수년간 담배 판매에 관한 논쟁을 벌인 끝에 캘리포니아, 플로리다 등 일부 지역 매장에서 담배 판매를 완전히 중단하기로 했다”고 2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해당 매장에서는 그동안 담배가 진열돼 있던 공간에 사탕, 초콜릿, 잡화 등을 놓거나 셀프계산대를 늘릴 방침이다. 이 같은 소식이 전해지면서 알트리아 필립모리스 등 담배회사 주가가 하락세를 보였다.월마트 측은 이날 “담배 제거는 일부 지역에서 매장을 보다 효율적으로 이용하기 위한 조치”라며 “다만 모든 점포에서 담배 판매를 중단하지는 않을 예정”이라고 밝혔다. 월마트는 미 전역에서 4700개 이상의 매장을 운영하고 있다. 미국 전체 담배 판매량에서 월마트가 차지하는 비중은 5% 안팎이다.

그동안 미 유통기업은 담배를 판매하는 점포를 줄이는 추세를 보였다. 직간접 흡연으로 인해 발생하는 사망자가 미국 내에서만 연간 48만 명에 달하는 등 흡연 부작용을 나타내는 보건 데이터가 쏟아졌기 때문이다. 대형 유통기업일수록 담배 판매에 대한 규제가 심해 복잡한 승인 과정을 거쳐야 하는 것도 부담이다. 월마트의 경우 “헬스케어 사업에 진출하면서 담배를 파는 것은 도덕적 논란을 촉발할 수 있다”는 내부 우려도 제기됐다.

월마트는 총기 판매도 축소하고 있다. 2018년 플로리다주의 파크랜드고교 총기 난사 사건 이후 총기 구입 연령을 21세로 높였다.

김리안 기자 knr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