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지스의 공간생각]공간 진화에 투자하는 방법

[한경 CFO Insight]

강희선 이지스자산운용 투자부문 대체증권투자팀장(이사)
산업구조의 변화에 따라 오프라인 공간은 진화한다. 온·오프라인의 결합, 공간 활용 플랫폼 사업, 섹터 간 모호해진 경계 등이 최근 트렌드다.

발전하는 공간에 대한 투자는 연기금, 보험사 등 큰손의 전유물이었다. 반면 개인 투자는 아파트, 상가, 꼬마빌딩 등으로 제한적이고, 그나마 유동성이 높은 주택에 편중된 경향이 있다.그러나 개인도 큰손처럼 진화하는 공간에 투자할 수 있다. 이미 성숙한 해외 리츠(REITs) 시장과 최근 급성장하고 있는 국내 상장리츠를 통해서다.

우리는 리츠를 오피스, 리테일, 호텔 등의 전통 부동산만을 담는 투자 수단으로 여기면 안 된다. 급변하는 사회를 반영하듯, 새로운 공간과 시장에 투자하는 리츠가 늘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 미국과 유럽의 셀프 스토리지(개인용 창고) 리츠는 부동산 투자뿐만 아니라 개인 상대로 B2C 사업을 영위한다. 개인 고객 유치를 위해 마케팅, 브랜드, 고객서비스 같은 운영 플랫폼을 구축하면서, 그 자체로 영업 가치를 창출했다. 이에 셀프 스토리지 개별자산의 평가가격보다 운영플랫폼으로 구축한 포트폴리오에 밸류에이션 프리미엄이 붙었다. 그뿐만 아니라 플랫폼 경쟁력을 통해 제삼자의 자산을 운용하는 경우 수수료 수입까지 발생시켜 회사 매출을 극대화할 수 있었다.미국의 쇼핑몰 리츠들은 이커머스의 도전과 코로나 영향으로 어려운 환경에 놓였다. 하지만 이중에도 매출 확대를 위해 다른 시도를 하는 리츠가 있다. 임대료 지급 능력이 뛰어난 강소(强小) 임차인의 사업에 주목한 것이다. 해당 리츠는 포트폴리오의 0.8% 정도를 작지만 유망한 사업을 영위하는 리테일러에 할당했다. 규모보다 내실에 초점을 맞춘 임차인으로 투자 기회를 넓힌 것이다.

많은 상장리츠가 산업구조 변화에 따른 신규 수요에 부응하기 위해 새로운 섹터로 진출하고 있다. 바이오 및 의료 연구 수요에 맞춰 기존 전통 오피스를 연구소 오피스로 전환하는 경우, 리테일 리츠의 쇼핑몰 내 다크스토어(Dark Store)를 통해 마이크로 물류센터를 구축하는 사례 등이 대표적이다. 또 오피스 리츠가 공유오피스를 병행하며 공실도 줄이고, 기존 임차인의 일시적인 증평에 즉각 대응할 수 있는 경쟁력을 높이기도 한다.

이지스자산운용도 데이터 기반의 공간 활용, 공간의 오퍼레이터 사업, 연구소 오피스와 같은 신규 섹터 창출 등 공간 사업의 다각화에 나서고 있다. 국내 상장리츠 또한 전통적 임대사업 관점에서 외형적 성장을 하고 있으나, 향후 진화하는 공간의 흐름에 발맞춰 비즈니스 다각화를 시도할 것이라고 본다.

이렇듯 진화하는 공간에 대한 투자는 멀리 있지 않다. 변화하는 수요에 맞게 공간 비즈니스를 펼치는 리츠를 찾는 것이 진화하는 공간에 투자하는 가장 쉬운 방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