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ICBM 쏘자…軍, '고체연료 우주발사체' 첫 시험발사 했다

군 당국이 지난해 9월 실시한 고체추진발사체 연소시험./ 국방부 제공
군당국이 30일 첫 고체연료 우주발사체 시험발사에 성공했다. 북한이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도발을 재개하자 사실상 중장거리 탄도미사일로 전용할 수 있는 발사체로 맞대응에 나선 것이다.

국방과학연구소(ADD)는 30일 ADD 종합시험장에서 서욱 국방부 장관 및 각 군 주요 인사들이 참석한 가운데 고체 추진 우주발사체의 성능 검증을 위한 첫 번째 시험발사에 성공했다고 밝혔다. 지난해 7월 고체 연료 추진기관의 연소시험이 성공한 데 이어 8개월 만에 발사에까지 성공한 것이다. 이날 시험발사에서는 우주발사체의 필수 기술인 대형 고체 추진기관, 페어링 분리, 단 분리, 상단부 자세제어 기술 검증이 이뤄졌다. 지난해 5월 한·미 정상회담을 계기로 고체연료 기반 발사체 사용을 제한해온 한·미 미사일 지침이 해제되며 개발에 속도를 낸 것이다. 국방부는 향후 추가 검증을 거쳐 이 발사체를 실제 위성을 탑재해 발사하는데 활용한다는 예정이다. 국방부는 현재 과학기술정통부에서 민간기업이 개발 중인 소형발사체 발사 등을 지원하기 위해 나로우주센터 내 신규발사장 및 관련 인프라(발사대, 발사추적시스템)를 구축 중이라고 밝혔다. 국방부는 다양한 민간 기업의 발사를 지원할 수 있도록 1단계(고체)→2단계(액체 포함)로 사업을 확장한다는 계획이다. 군 기술이 민간으로 이전되며 향후 국내 우주산업 활성화에도 기여할 전망이다.

국방부는 이날 “최근 북한이 모라토리엄을 스스로 파기하는 ICBM을 발사하는 등 매우 엄중한 시기”라며 시험발사 성공 사실을 사전 예고 없이 전격 공개했다. 고체연료 탄도미사일은 상대적으로 간단한 구조인데다 사전에 주입이 가능해 신속하게 발사할 수 있어 액체연료 미사일에 비해 군사적으로 활용도가 높다. 특히 우주발사체는 ICBM과 사실상 같은 기술이 적용된다는 점에서 북한의 최근 연이은 도발을 의식한 시험발사라는 해석이 나온다.

국방부는 “고체 추진 우주발사체의 시험발사 성공은 우리 군의 독자적 우주기반 감시정찰 분야의 국방력 강화에 있어 중요한 이정표”라며 “앞으로도 우주영역이 국가안보에 중대한 영향을 미치는 핵심 영역임을 인식하고, 고체 추진 우주발사체를 비롯해 합동성에 기반한 국방 우주전력을 조기에 확충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송영찬 기자 0ful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