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하고 윤리적인 육식은 가능한가…'소고기를 위한 변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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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식이 건강을 망친다는 우려와 비윤리적 도축에 대한 죄책감은 고기 애호가의 마음 한구석을 항상 무겁게 만든다.
소가 내뿜는 메탄이 지구 온난화에 일조한다는 주장이 나오면서 기후위기를 공모한 혐의가 추가됐다. 소가 정말 각종 질병과 환경오염의 주범이며, 육식은 흡연처럼 끊어야할 야만적 습성일까.
미국 변호사이자 생물학을 전공한 목장 주인 니콜렛 한 니먼은 신간 '소고기를 위한 변론'에서 소와 육식이 받는 혐의들을 조목조목 반박한다.
환경보호단체 소속 변호사로 일하기도 했던 저자가 구체적 데이터와 목장 경험을 근거로 내놓는 항변은 쉽사리 반론을 제기하기 어렵다. 우선 건강 문제다.
적색육과 동물성 지방이 심혈관질환을 일으킨다는 주장의 근거는 1953년 발표된 한 연구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미네소타대 연구진은 포화지방을 많이 소비하는 나라의 시민들이 심혈관질환을 많이 앓는 경향을 발견했다. 저자는 이 연구가 가설에 부합하는 자료만 취사선택하는 방식으로 이뤄졌다고 말한다.
22개 나라 데이터를 확보해놓고 7개 나라 자료만 사용했다는 것이다.
'건강한 사용자 편향'도 고려하지 않았다. 적색육에 대한 부정적 인식이 이미 팽배한 탓에, 고기를 적게 먹는 사람들이 설탕이나 가공식품도 적게 섭취하고 운동·금연 등 건강한 생활습관을 가졌을 가능성이 크다고 저자는 말한다.
영국 연구진이 22개 나라 데이터를 전부 검토한 결과 심혈관 질환 발병률은 설탕 소비량과 상관관계가 있었다. 다음은 기후변화를 유발한다는 혐의다.
소 특유의 소화과정에서 메탄이 생성되는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공기 중으로 배출된 메탄은 자연적으로 분해돼 몇 년밖에 머무르지 않는다.
이산화탄소 등 다른 온실가스의 수명에 비하면 순간에 가깝다.
게다가 소가 배출하는 메탄은 식물과 동물, 토양과 공기 사이를 오가는 생태계 순환의 일부다.
소의 메탄은 식물과 토양이 흡수하고, 이걸 다시 동물이 먹는다.
산업적 배출과 달리 지구에 탄소를 추가하지 않는다는 얘기다.
저자는 "이것은 오염이 아니다.
지구가 까마득히 오래 전부터 해온 자연발생적 탄소순환"이라고 말한다.
마지막으로 도덕적 문제다.
생태계의 관점에서 애초에 인간에게 고기를 먹을 자격이 있냐는 것이다.
저자는 "동물성 식료를 끊으면 '잔혹 행위 없는 식생활'이 가능하다는 개념은 허구"라고 단언한다.
현대식 기계를 동원한 대규모 농작물 재배는 자생식물과 야생동물의 터전을 초토화한다.
인간의 모든 활동은 항상 다른 생명체에 영향을 미친다.
먹이그물 속 동식물이 서로 영양을 주고받는 생태계의 무한순환 과정에 충실한 게 도덕적 잘못은 아니라고 저자는 말한다.
"달성 불가능한 '잔혹함의 부재'를 추구하는 대신, 나는 모든 생명을 존중하고 자연의 본을 따르는 농업을 추구한다.
" 저자는 '잘 키운 고기'를 찾으라고 권한다.
사료와 약물을 먹이는 공장식 축산에 비해 토양의 활기를 유지하고 복원해주는 방목이 더 윤리적이다.
육식에 대한 부당한 비난보다 공장식 축산의 문제를 바로잡아 소를 자연의 일부로 되돌리는 일이 더 시급하다고 저자는 말한다. 갈매나무. 이재경 옮김. 452쪽. 1만9천800원. /연합뉴스
소가 내뿜는 메탄이 지구 온난화에 일조한다는 주장이 나오면서 기후위기를 공모한 혐의가 추가됐다. 소가 정말 각종 질병과 환경오염의 주범이며, 육식은 흡연처럼 끊어야할 야만적 습성일까.
미국 변호사이자 생물학을 전공한 목장 주인 니콜렛 한 니먼은 신간 '소고기를 위한 변론'에서 소와 육식이 받는 혐의들을 조목조목 반박한다.
환경보호단체 소속 변호사로 일하기도 했던 저자가 구체적 데이터와 목장 경험을 근거로 내놓는 항변은 쉽사리 반론을 제기하기 어렵다. 우선 건강 문제다.
적색육과 동물성 지방이 심혈관질환을 일으킨다는 주장의 근거는 1953년 발표된 한 연구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미네소타대 연구진은 포화지방을 많이 소비하는 나라의 시민들이 심혈관질환을 많이 앓는 경향을 발견했다. 저자는 이 연구가 가설에 부합하는 자료만 취사선택하는 방식으로 이뤄졌다고 말한다.
22개 나라 데이터를 확보해놓고 7개 나라 자료만 사용했다는 것이다.
'건강한 사용자 편향'도 고려하지 않았다. 적색육에 대한 부정적 인식이 이미 팽배한 탓에, 고기를 적게 먹는 사람들이 설탕이나 가공식품도 적게 섭취하고 운동·금연 등 건강한 생활습관을 가졌을 가능성이 크다고 저자는 말한다.
영국 연구진이 22개 나라 데이터를 전부 검토한 결과 심혈관 질환 발병률은 설탕 소비량과 상관관계가 있었다. 다음은 기후변화를 유발한다는 혐의다.
소 특유의 소화과정에서 메탄이 생성되는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공기 중으로 배출된 메탄은 자연적으로 분해돼 몇 년밖에 머무르지 않는다.
이산화탄소 등 다른 온실가스의 수명에 비하면 순간에 가깝다.
게다가 소가 배출하는 메탄은 식물과 동물, 토양과 공기 사이를 오가는 생태계 순환의 일부다.
소의 메탄은 식물과 토양이 흡수하고, 이걸 다시 동물이 먹는다.
산업적 배출과 달리 지구에 탄소를 추가하지 않는다는 얘기다.
저자는 "이것은 오염이 아니다.
지구가 까마득히 오래 전부터 해온 자연발생적 탄소순환"이라고 말한다.
마지막으로 도덕적 문제다.
생태계의 관점에서 애초에 인간에게 고기를 먹을 자격이 있냐는 것이다.
저자는 "동물성 식료를 끊으면 '잔혹 행위 없는 식생활'이 가능하다는 개념은 허구"라고 단언한다.
현대식 기계를 동원한 대규모 농작물 재배는 자생식물과 야생동물의 터전을 초토화한다.
인간의 모든 활동은 항상 다른 생명체에 영향을 미친다.
먹이그물 속 동식물이 서로 영양을 주고받는 생태계의 무한순환 과정에 충실한 게 도덕적 잘못은 아니라고 저자는 말한다.
"달성 불가능한 '잔혹함의 부재'를 추구하는 대신, 나는 모든 생명을 존중하고 자연의 본을 따르는 농업을 추구한다.
" 저자는 '잘 키운 고기'를 찾으라고 권한다.
사료와 약물을 먹이는 공장식 축산에 비해 토양의 활기를 유지하고 복원해주는 방목이 더 윤리적이다.
육식에 대한 부당한 비난보다 공장식 축산의 문제를 바로잡아 소를 자연의 일부로 되돌리는 일이 더 시급하다고 저자는 말한다. 갈매나무. 이재경 옮김. 452쪽. 1만9천800원.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