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대형 LNG선의 귀환…'조선 빅3' 환호

한 척에 3000억 'Q클래스'

한국·대우조선해양, 삼성重
올해 수주물량 4분의 1 차지

항만 부족에 발주 끊겼지만
탄소중립 연료로 LNG 뜨자
카타르·미국 등서 발주 재개
삼성중공업이 2008년 건조한 26만6000㎥급(Q-Max) LNG운반선의 모습. 삼성중공업 제공
2010년대 들어 수주가 끊어졌던 20만㎥ 이상급 초대형(Q클래스) 액화천연가스(LNG)운반선 발주가 올 들어 본격 재개되고 있다. LNG가 탄소중립 달성을 위한 ‘징검다리 에너지원’으로 각광받아 수요가 증가하면서다.

이 선박을 건조해본 업체는 한국조선해양 대우조선해양 삼성중공업 등 ‘빅3’뿐이다. 척당 가격이 3000억원에 육박할 정도여서 발주가 본격화되면 국내 업체들이 수혜를 볼 전망이다.

○이달에만 초대형 LNG선 6척 수주

30일 조선업계에 따르면 국내 조선업체가 이달 수주한 LNG운반선 8척 가운데 6척이 20만㎥급 초대형 LNG선이다. 올 들어 빅3가 수주한 전체 LNG선 23척 중 26%에 달한다. 한국조선해양과 대우조선해양이 3척씩을 수주했다. 2019~2021년까지 3년간 6척에 그치며 빅3 전체 LNG선 수주의 2%에 불과했던 데서 크게 늘어난 수치다.

LNG선 크기는 운송 용량에 따라 컨벤셔널급(1만7500~18만㎥)과 Q-플렉스급(약 21만㎥), Q-맥스급(약 26만㎥)등 Q클래스로 나뉜다. 운송 용량이 20만㎥를 넘어서는 Q-플렉스급부터 초대형 선박으로 분류된다. 2000년대 초반 카타르가 대규모 LNG 생산 프로젝트를 추진하며 처음으로 발주가 이뤄진 선종으로, 카타르(Qatar)의 ‘Q’를 따서 이름이 붙여졌다.

Q클래스는 2000년대 후반까지 카타르를 중심으로 30여 척이 발주된 뒤 10년 넘게 발주가 뚝 끊겼다. 한 번에 많은 양을 운송할 수 있어 13만~18만㎥ 규모의 대형 LNG선에 비해 비용 측면에선 경쟁력이 있지만, 초대형선이 접안할 수 있는 항만 자체가 적어 활용도가 떨어졌기 때문이다.세계에서 빅3만 건조한 경험이 있는 Q클래스 LNG선의 길이는 310~350m, 폭은 50m 이상으로 축구장 3~4개 크기다. 10년 넘게 대형 LNG선의 표준 선종으로 자리 잡은 17만4000㎥급에 비해 20~30%가량 크다.

○LNG 시대 도래에 다시 각광

10여 년간 지지부진했던 Q클래스 발주가 최근 늘고 있는 건 LNG가 친환경 연료로 각광받고 있기 때문이다. 쉘에 따르면 지난해 3억8000만t이었던 글로벌 LNG 수요는 2040년 7억t으로 두 배가량 늘어날 전망이다. 우크라이나 사태로 가스관을 통해 유럽으로 공급되던 러시아산 천연가스가 해상으로 운송되는 LNG로 대체되면서 한 번에 많은 양을 옮길 수 있는 초대형선에 대한 선사들의 선호가 높아진 것이다.

업계에 따르면 올해 국내 업체가 수주한 6척은 미국산 셰일 LNG를 운송하기 위해 발주된 선박인 것으로 알려졌다. 올해부터 2027년까지 6년에 걸쳐 100척이 넘는 LNG선 발주를 예고한 카타르 역시 발주분의 상당 부분을 20만㎥ 이상급으로 구성할 전망이다. 해운업계 관계자는 “전 세계적으로 초대형선 접안이 가능한 항만 인프라 구축이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다”며 “연료비 상승도 커 비용 효율성이 높은 초대형선 발주는 더욱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이 같은 추세는 LNG선 분야에서 독보적인 기술력을 갖추고 있는 빅3엔 반가운 소식이다. 최근 국내 업체가 수주한 20만㎥급 LNG선 6척의 가격은 척당 2800억~2900억원 수준이다. 2400억~2500억원 수준인 17만4000㎥급에 비해 400억원가량 비싸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초대형 LNG선을 만들어본 경험은 국내 3사만이 갖고 있다”며 “발주분 대부분을 국내 업체들이 싹쓸이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황정환 기자 j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