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산공개] '채무 11억' 신고한 김정숙 여사…靑 "사저 비용, 다 갚았다"

'옷값 논란'과 공교롭게 시기상 겹쳐…靑 "옛 사저 안팔려 지인에 잠시 빌린것"
"文, 5년간 생활비로 13억 사용"…수입·지출까지 공개
"정권 교체 후 임기말 뒤숭숭한 분위기 보여줘" 분석도
문재인 대통령 부부의 지난해 연말 기준 재산현황이 31일 공개된 가운데 김정숙 여사의 '사인간 채무'가 11억원이나 신고돼 정치권의 시선이 쏠렸다. 청와대는 "사저 신축을 위해 일시적으로 빌린 돈"이라고 설명했지만, 최근 김 여사의 '옷 값'을 둘러싼 공방과 맞물려 임기 말 김 여사 주위에서의 잡음이 계속되자 청와대 역시 곤혹스럽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정부공직자윤리위원회는 이날 문 대통령을 포함한 정부 고위공직자 1천978명의 정기재산 변동 신고사항을 관보에 게재했다.

이 중 문 대통령의 재산 내역을 들여다보면 전년 1억9천200만원이었던 채무가 이번에 16억8천100만원으로 무려 14억8천900만원이 늘어난 것으로 신고됐다. 문 대통령은 금융기관 채무 3억8천900만원, 부인 김정숙 여사의 경우 사인간 채무 11억원을 신고했다.

이를 두고 일각에서 김 여사가 왜 사인 간 채무를 11억원이나 졌느냐는 지적이 나왔다.

청와대는 곧장 '퇴임 후 사용할 사저 신축을 위해 일시적으로 빌린 돈으로, 지금은 모두 갚았다'는 설명을 내놨다. 문 대통령은 현재 경남 양산시 하북면 지산리 평산마을에 퇴임 후 사용할 새 사저를 건축 중이다.

퇴임 대통령을 위한 경호시설에는 국가 예산이 투입되지만 사저의 경우 자비로 충당해야 한다.

결국 15억원에 달하는 사저 신축비용이 필요한데, 이 과정에서 기존에 보유하고 있던 양산시 매곡동 구(舊) 사저가 매각되지 않아 어쩔 수 없이 돈을 잠시 빌릴 수밖에 없었다는 것이다. 청와대 관계자는 기자들을 만나 "금융기관에서 최대한도인 3억8천900만원을 (문 대통령 명의로) 대출받고, 나머지 필요한 11억원을 (김 여사가) 사인간 채무로 충당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김 여사가 돈을 빌린 사람은 이해관계자가 아니며, 이자 비용도 다 지급했다"고 강조했다.

대출 과정에 부적절한 일은 없었다는 점을 강조한 것이다.

아울러 이 관계자는 "최근 매곡동 옛 사저가 매각됐다.

사인간 채무는 모두 갚았다"고 밝혔다.

매곡동 사저의 경우 문 대통령이 2009년 9억원 가량을 주고 구입했으며, 이를 매각한 비용에 예금까지 고려하면 사인간 채무 11억원은 충분히 충당할 수 있다는 게 청와대의 설명이다.

그러나 청와대의 이런 설명에도 하필 김 여사의 옷값 문제를 둘러싼 공방이 벌어지는 가운데 채무 얘기까지 나온 것은 타이밍이 공교롭다는 반응이 나온다.

청와대는 이런 시각을 의식한 듯 이례적으로 문 대통령의 5년간 수입과 지출 내역을 공개했다.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문 대통령의 임기 내 총수입은 19억8천200만원이다.

세금 3억3천500만원을 뺀 세후 총소득은 16억4천700만원"이라며 "이 가운데 13억4천500만원을 생활비 등으로 사용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관저에서의 생활비 일체, 식비 등을 모두 개인 비용으로 부담했다"고 했다.

연 평균 2억5천만원을 넘는 생활비를 사용한 배경에는 그만큼 일상생활에 있어 '사비 지출'을 많이 한 것으로 봐야 한다는 것이다.

그럼에도 일각에서는 이런 설명 역시 '옷값'과 연결돼 해석될 소지가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국민의힘 쪽에서는 이런 의혹을 잠재우기 위해서라도 옷값에 사용한 돈을 모두 밝혀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지만, 사생활에 해당하는 영역인 만큼 청와대는 공개에 난색을 표하고 있다. 정치권에서는 이처럼 재산 문제나 옷값 문제 등이 불거져 나오는 것 자체가 정권교체 이후 불안정한 권력지형, 청와대 안팎의 어수선한 분위기 등을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것 아니냐는 분석도 나온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