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량위기 속 '에그테크' 바람 타고 고공행진하는 대동·TYM

'애그테크' 바람을 타고 대동, TYM 등 농기계 업체 주가가 고공행진하고 있다. 해외 시장에서 중소형 트랙터에 대한 수요가 크게 늘어나고 있는 데다 최근 지정학적 위기로 식량 안보에 대한 중요성이 강조되면서 농업 생산성을 높일 수 있는 스마트 농기계 시장이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31일 오후 1시 기준 TYM은 8.0% 상승한 2025원에 거래 중이다. TYM은 이달 들어 약 28% 급등했다. 대동은 1.4% 오른 1만4200원에 거래되고 있다. 대동도 지난 한달간 약 23% 올랐다.
지난해 한국 농기계 수출액은 14억7000만달러로 전년 대비 44% 늘었다. 특히 트랙터 수출액(10억9000만달러)은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올 1~2월 트랙터 수출액은 2억1000만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22.8% 증가했다. 대동, TYM, LS엠트론 등 지난해 국내 트랙터 시장 상위 3개 업체의 매출 중 수출 비중은 2020년 59%에서 지난해 65%로 확대됐다.

코로나19 확산 이후 북미 지역에 대한 수출액이 크게 늘었다. 도심 외곽에서 취미로 농장을 가꾸는 '하비 파머(hobby farmer)'가 증가하면서 국내 농기계 업체들이 주력으로 삼고 있는 중소형 트랙터에 대한 수요가 확대된 데 따른 것이다. 정민구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글로벌 업체들은 중소형 트랙터 생산량을 늘리지 않고 있어 공급보다 수요가 더 많은 상황"이라며 "수출 제품 가격도 인상 중"이라고 말했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도 농기계 업체 주가를 끌어올렸다. 밀 보리 등 식량 원자재 가격이 급등하면서 농업 생산성을 높여 식량 안보권을 지켜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농업 인구는 감소하고, 인건비는 높아지는 상황이 자동화 농기계에 대한 수요를 자극하고 있다.자율주행 트랙터 시장은 존디어 등 미국 업체가 주도하고 있지만 대동도 자율주행 초기 단계 중소형 트랙터를 출시하는 등 스마트 농기계 개발에 집중하고 있다. 직후진 자율주행 트랙터를 시장에 내놓은 데 이어 내년에는 자동선회 트랙터를 내놓을 예정이다. 전 연구원은 "소규모 농가에서도 자율주행 기능을 적용한 중소형 트랙터 수요가 늘어날 것으로 본다"며 "기존 중소형 트랙터에 대한 수요도 높은 상황에서 자율주행 기술에 대한 새로운 수요까지 더해지면서 밸류에이션(실적 대비 주가수준)이 재평가되는 구간에 진입했다"고 평가했다.
시장에서는 국내 농기계 시장 2위 업체인 TYM도 주목하고 있다. 지난해 국내 4위 업체인 국제종합기계를 인수했다. 국내 시장점유율이 높았던 TYM과 미국 시장에서 인지도가 높은 국제종합기계가 서로 시너지를 낼 수 있다는 평가다. 신한금융투자는 이번 합병으로 TYM의 올해 매출이 1조1634억원, 영업이익은 754억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했다. 현재 1위인 대동의 올해 영업이익 추정치(513억원)를 넘어서게 된다는 의미다. 특히 주가수익비율(PER)이 4.1배 수준으로 글로벌 경쟁사 평균 PER(12.5배) 대비 현저히 저평가돼있다는 것도 장점이다. 대동(7.3배)보다도 낮다. 정 연구원은 "농업인력 감소와 늘어나는 자동화 수요 등에 힘입어 농기계 업체들의 성장성은 지속적으로 부각될 것"이라고 말했다.

심성미 기자 smsh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