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경기 다시 위축 국면으로…3월 제조업 PMI 49.5

중국 광시좡족자치구의 상하이GM우링 공장. 사진=REUTERS
중국의 제조업 경기가 5달 만에 다시 위축 국면으로 돌아섰다. 코로나19 오미크론 변이 확산에 대응하는 봉쇄 조치에 기업 활동이 악영향을 받고 있다는 분석이다. 중국 당국이 제시한 경제성장률 5.5% 목표에도 빨간불이 켜졌다.

중국 국가통계국은 3월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가 49.5로 집계됐다고 31일 발표했다. 기업의 구매·인사 등 부문의 담당자를 대상으로 조사하는 PMI는 50보다 위에 있으면 경기 확장, 아래 있으면 위축 국면을 나타낸다.중국의 3월 PMI는 2월의 50.2보다 내려갔으며 로이터통신의 전문가 예상치인 49.9에도 미치지 못했다. 월간 PMI는 작년 9~10월 전국적 전력난 때문에 50 아래로 내려갔다가 11월부터 지난 2월까지 넉 달 연속 50을 웃돌았다.

3월 제조업 PMI 악화에는 2020년 초 우한사태 당시보다 심각한 코로나19 확산 상황이 가장 큰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이달 들어 동북부 지린성과 남부 광둥성, 상하이 등 중국 전체 31개 성급행정구 가운데 28곳에서 코로나19가 동시다발적으로 확산했다. 이달 30일까지 누적 감염자 8만1206명으로 2020년 1~2월 합계(7만9824명)을 넘어섰다.

코로나19 확산 초기가 우한을 중심으로 한 후베이성에 국한됐던 것과 달리 이번 감염 확산은 중국의 제조업 허브인 광둥성, 경제수도로 불리는 상하이 등 경제 중심지들을 덮쳐 전체 경제에 끼치는 여파가 클 전망이다.첨단 제조업 중심지인 광둥성 선전시가 이미 5일간의 도시 봉쇄를 했고, 인구 2500만명의 상하이도 지난 28일부터 8일 간의 순환식 봉쇄에 들어갔다. 상하이는 당초 봉쇄 기간을 동부 4일 이후 서부 4일로 나눴으나 확산 속도가 빨라지자 서부도 30일부터 통제에 들어갔다.

생산과 소비 등 경제 영역 전반에 걸친 피해가 누적되는 가운데 이번 제조업 PMI 약세 전환을 신호탄으로 주요 경제 지표들이 악화될 것이란 전망이 커지고 있다. 노무라증권은 보고서에서 "최근 몇 주 간 코로나19 통제 조치와 부동산시장 위축 탓에 거의 모든 경제 활동 데이터가 하강하고 있다"며 "2분기에도 상황이 계속 악화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골드만삭스는 코로나19 확산으로 각종 제한 조치가 내려진 중국 내 지역이 중국 국내총생산(GDP)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33%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했다. 이 영향으로 중국이 목표한 5.5% 경제성장률 달성이 어려워질 수 있다는 관측도 점차 커지고 있다. UBS가 최근 중국 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5.4%에서 5.0%로 하향 조정하면서 4%까지 내려갈 수 있다고 예상했다.

베이징=강현우 특파원 hk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