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 집무실 온다"…용산 아파트값 9주 만에 상승 전환

한국부동산원 주간 시세

"용산공원 개발 빨라질 것" 기대
강남·서초구 등도 강세 이어져
윤석열 당선인의 대통령 집무실 이전 발표 후 개발 기대가 높아진 서울 용산구 아파트값이 9주 만에 상승세로 돌아섰다.

31일 한국부동산원이 발표한 3월 넷째주 주간 아파트가격 동향에 따르면 이번주(28일 기준) 서울 용산구 아파트 매매가격지수는 0.01% 올랐다. 지난 1월 넷째주(0.01%) 후 보합 혹은 하락세를 지속하다가 9주 만에 오름세로 전환한 것이다.

대통령 집무실 이전 가능성이 용산공원과 국제업무지구 개발 기대감을 키우며 하락세를 반전시킨 것으로 풀이된다.

국방부 청사와 인접한 지역의 부동산 시장에선 매물이 들어가거나 호가가 올라가고 있다. 용산구 한강로2가 ‘벽산메가트리움’ 전용 84㎡는 호가가 16억원대에 형성돼 있었으나 집무실 이전 발표 이후 매수 문의가 이어지면서 18억원까지 올랐다. 인근 중개업소 대표는 “급한 사정이 없는 집주인들은 상황을 좀 더 지켜보겠다면서 매물을 거둬들이고 있다”고 전했다.서울 내 고가 아파트가 모여 있는 강남과 중저가 아파트가 많은 ‘노도강’(노원·도봉·강북구)은 상반된 흐름을 보였다. 이번주 강남구와 서초구는 각각 0.01% 오르며 나란히 2주 연속 올랐다. 25개 자치구 중 상승 전환한 곳은 용산구를 포함해 이들 세 지역뿐이었다. 새 정부 들어 재건축과 각종 부동산 세금 등 규제가 완화될 것이란 기대가 높아지면서 ‘똘똘한 한 채’ 선호가 강화하고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 부동산원은 “규제 완화 기대가 있는 강남권 재건축이나 일부 고가 단지 위주로 신고가에 거래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반면 노원구(-0.02%) 도봉구(-0.03%) 강북구(-0.03%) 등은 하락세가 지속되고 있다. 상승과 하락 지역이 혼재하면서 이번주 서울 전체 아파트값 변동률은 지난주와 마찬가지로 -0.01%를 유지했다.

규제 완화 기대는 일산, 분당 등 1기 신도시 부동산 시장으로도 번지고 있다. 윤 당선인은 후보 시절 공약을 통해 특별법을 마련해 1기 신도시 정비사업을 적극 지원하겠다고 강조했다. 이번주 고양 일산동구 아파트값은 0.03% 올라 6주 만에 상승 전환했다. 일산서구(0.03%)도 대선 이후 상승세가 지속되고 있다. 일산서구 주엽동 ‘문촌마을17단지(신안)’ 전용 101㎡는 지난 26일 10억원에 거래되며 신고가를 썼다. 일산동 ‘후곡마을18단지’(현대) 전용 59㎡는 17일 4억5000만원에 손바뀜했는데, 올해 초 4억원에 거래된 것과 비교하면 두 달 만에 5000만원 뛰었다. 이번주 성남 분당구도 1월 넷째주 이후 9주 만에 하락세가 멈췄다.

신연수 기자 sy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