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소식] KBS, 4·3특집 다큐 '숙자'·'다랑쉬 비망록' 방영

KBS제주방송총국은 제주4·3 74주기를 맞아 1일과 3일 두 차례에 걸쳐 4·3 특집 다큐멘터리를 방영한다.
1일 오후 7시 40분에는 '4·3특집 휴먼다큐 숙자'(연출·촬영 양호근, 구성·글 김명주)를 KBS1 채널로 50분간 방영된다. 휴먼다큐 숙자는 한 할머니의 70여 년 전 겪은 4·3의 경험을 손녀에게 고백하는 내용이다.

4·3 당시 아버지가 육지 형무소로 끌려간 뒤 연락이 끊겼지만, 호적 정리가 되지 않아 유족이 될 수 없는 딸, 친자 관계를 입증해야 하는 딸 등 쉽지 않은 삶을 말한다.

또 웹툰으로 재구성한 4·3을 통해 목숨을 건 피신 생활과 토벌대에 의해 구타당하는 부모님, 굶주리다 세상을 떠난 동생까지의 기억을 더듬는다. 다큐 숙자는 '소녀시대' 출신 배우 최수영이 내레이터로 참여했다.

3일 오후 8시 5분에는 KBS1 채널을 통해 '다랑쉬 비망록'(연출 박재현, 작가 김은정)이 방송된다.
이 다큐는 내레이션 없이 다랑쉬굴을 처음 발견한 제주4·3연구소 연구원들 당시 제민일보 4·3취재반 기자, 당시 유해발굴 등의 영상이 방영된다. 1991년 12월 제주 중산간 동부 오름 군락지를 촬영한 기록 필름에서 시작돼 당시 김은희(현 제주4.3연구소 연구실장), 김동만(현 제주언론학회장), 김기삼(현 사진작가)의 인터뷰를 교차 편집해 30년 전 그날의 생생한 모습을 담았다.

당시 유해 신원 확인에 큰 역할을 한 고(故) 채정옥 씨의 증언 영상(1992년)을 비롯해 다랑쉬굴 사건을 알리는데 애쓴 고 채씨의 사위 강철남 제주도의원, 당시 제주4·3연구소 고창훈 소장, 남승택 신부 등의 목소리도 다큐에 담겼다.

4·3유해 11구가 발견됐지만, 당시의 '색깔론'으로 봉분 없이 화장돼 바다에 뿌려지게 된 전 과정이 제주4·3의 아픔과 상처, 군사정권의 서슬 퍼런 시대상과 함께 파노라마처럼 펼쳐진다. 제작진은 화장의 계기가 된 '유족회의록'을 입수, 방송 최초로 당시 회의에 참석했던 마을 이장과 회의록 작성과 장례식까지 책임진 공무원을 직접 만나 인터뷰했다.

조작과 은폐로 얼룩진 1992년 5월 15일 장례식의 미공개 부분이 방송되며, 숨겨진 뒷이야기도 공개될 예정이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