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성급 호텔 100만원 넘는 방이 첫날부터 찬 이유 알고보니…

신규 비즈니스호텔, 호캉스객 고려한 객실·설비로 고객 맞아
사진= AC호텔 바이 메리어트 서울 강남
과거 비즈니스 투숙객과 외국인 관광객이 주 고객이던 비즈니스호텔들이 호캉스(호텔+바캉스)객을 잡기 위해 변하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장기화로 호캉스 수요가 주류가 되면서 신규 호텔들은 국내 고객 모객을 위해 특색 있는 방과 시설을 선보이고 나섰다.

지난달 문을 연 AC호텔 바이 메리어트 서울 강남(AC호텔)이 대표적이다. 2일 업계에 따르면 4성급 호텔 머큐어 서울 앰버서더 강남 쏘도베를 리모델링한 AC호텔은 호캉스족 공략을 위해 테라스에 수영장을 조성한 객실을 만들어 차별화를 시도했다.3층 소재 ‘프리미어 풀 스위트룸(1객실)’과 ‘프리미어 풀 룸(4객실)’이 그 주인공이다. 국내 셀렉트급 이상 호텔 중 테라스 객실에 수영장을 갖춘 것은 AC 호텔 바이 메리어트 서울 강남이 처음이라고 호텔은 강조했다.

실제로 가장 넓은 프리미어 풀 스위트룸의 경우 첫날부터 투숙객이 찼다. 100만원이 훌쩍 넘는 가격에도 첫날부터 열흘 간 투숙률이 80%에 달했다는 설명이다.

호텔 관계자는 "해당 객실은 프로모션이 적용돼 정가 300만원(세금 별도)보다 저렴한 평일 130만원, 주말 기준 150만원 언저리 수준에서 판매됐다. 상대적으로 높은 가격에도 가족과 연인 고객의 호응이 뜨겁다"고 설명했다.해당 호텔은 가족 고객 모객을 위해 영유아 전용 키즈 라운지 등 부대시설도 조성했다.

이같은 흐름은 다른 호텔에서도 나타났다.
나인트리판교. 사진=파르나스호텔
GS리테일 계열 파르나스호텔이 운영하는 비즈니스호텔 브랜드 나인트리호텔은 지난해 4성급인 판교 지점을 열며 자녀를 위한 이층 침대가 비치된 패밀리 키즈룸을 선보였다. 총 7개가 있는 패밀리 키즈룸은 최소 한 달 전 예약해야 할 정도로 인기를 끄는 것으로 전해졌다. 해당 호텔은 가족 고객 모객을 위해 4성급임임에도 패밀리풀과 키즈풀, 플레이풀 등을 갖췄다.파르나스호텔 관계자는 "동급 호텔 대비 최대 규모의 호텔 고객 전용 수영장을 갖춰 가족 고객에게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고 말했다.

앞서 파르나스호텔은 동대문 지점(3성급)에서 2층 침대 2개가 비치된 ‘쿼드러플룸’을 2개 선보여 20~30대 호캉스객에게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개점 이후 해당 객실은 주말과 공휴일은 모두 만실을 기록했고, 주중에도 50% 이상의 투숙률을 기록했다.
나인트리판교. 사진=파르나스호텔
이는 코로나19로 직격탄을 맞은 비즈니스호텔이 ‘키캉스(키즈+호캉스)’, ‘혼캉스(1인 호캉스)’ 등 국내 여행 트렌드에 초점을 맞푼 부대시설과 상품을 선보이고 나선 결과다.서울 뿐 아니라 지방 호텔 역시 가족 단위 투숙객 확보에 힘을 쏟고 있다. 일례로 코오롱 계열 리조트 및 호텔인 경주의 코오롱호텔과 마우나오션리조트, 부산 코오롱 씨클라우드호텔은 아이들과 다채로운 실내 액티비티를 즐길 수 있는 ‘키즈 빌리지’ 패키지를 올해 말까지 운영한다.

한 호텔업계 관계자는 "코로나19 확산 후 호텔업계가 살아남기 위해 이른바 '데이 유즈'로 불리는 반나절 호캉스 등 국내 고객을 위한 상품을 꾸준히 쏟아내고 있다. 신규 호텔의 경우 국내 호캉스객을 염두에 둔 시설을 선보인 것"이라고 말했다.

오정민 한경닷컴 기자 bloomi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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